홍보의 정의를 찾아보니 ‘한 조직체가 다양한 공중들로부터의 이해를 바탕으로 여론을 유리하게 형성시켜 그들의 호의를 얻고자 하는 관리적 노력’으로 설명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프로스포츠구단은 한해에 많게는 수백억 원의 적자가 발생, 경영적인 측면으로만 볼 때 당장 없애야 하겠지만 계속 유지하는 것은 적자 이상의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홍보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국가도 대외적으로는 인지도를 높이고 대내적으로는 국민들에게 정부가 구상하는 미래지향적 의제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홍보를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국가홍보 개념을 도입하게 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부터로 보고 있다. 세계적인 행사를 앞두고 대한민국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홍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외국계 홍보대행사들이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홍보의 중요성을 역대 어느 정부보다 더 강조하고 또 많이 해왔다. 그러나 홍보가 제대로 먹혀혔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홍보와 관련해 이 정부나 청와대 사람들의 고집은 참으로 존경스러울 정도다. 참여정부 초기부터 ‘말이 너무 많아 탈도 많다’ 는 지적을 끝없이 받아왔지만 고치기는커녕 더욱 강경하게 나왔다. 사사건건 호전적 맞대응을 했지만 효과는 별로 없고 결국 되돌아와 자신들의 가슴에 꽂히는 부메랑이 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칠 줄 몰랐다.

청와대 핵심참모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국정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난이 그동안 수차례 있었지만 수구적 보수언론들의 정략적 비판으로 치부하며 개의치 않았다. 최근만 하더라도 정국악화의 원인이 된 부동산 정책 논란, 전효숙 헌법재판관 인사 논란을 놓고 그 이면에는 청와대 참모들의 언행과 처신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여당 내에서까지 쏟아지지 않았던가.

이 정부의 홍보정책을 보면 정부자신이 마치 언론사가 된 듯하다. 긍정적이고 좋은 정보는 많이 알리고 나쁘고 부정적인 정보는 알리더라도 정확히 알려야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홍보강화 주 목적이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 아니라 마치 부정적 보도를 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무조건 ‘반노언론’으로 치부하며 사사건건 맞대응을 했다.

정부가 잘 하는 것은 열심히 자랑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알아준다. 이 정부 사람들은 잘못을 해도 인정을 하지 않는다. 특히 청와대 참모들은 실수를 자인하기는커녕 모든 것을 네 탓으로 떠넘기고 입맛에 맞지 않는 기사에 대해서는 호전적 발언으로 강력하게 반박하며 몰아 부친다. 비판적 언론보도에 대해 그 언론 못지않게 조목조목 따지고 사사건건 신랄하게 비판하면 청와대 사람들 스스로에게는 박수를 받을수 있을지언정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너무나 가벼운 처신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행태는 기존 언론들을 전혀 믿지 않는데서 나오는 발상이다. 그러니 결국은 직접 국민과의 대화를 한다고 나서 장황하게 설명을 하고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정책의 당위성을 조목조목 이해를 구하지만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 적이 별로 없다. 그들이 하는 설명들은 매사가 ‘대통령은 21세기의 먼 장래를 내다보고 있는데 국민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식’으로 남의 탓만 되다보니 돌아오는 것은 비난 여론뿐이다.

참여정부가 역대 그 어느 정부보다 심혈을 기울여 온 홍보정책은 실패작이다. 실패의 근원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지적에 대해서는 가장 자극적인 용어로 반박하며 인터넷을 통해 바깥세상과 소통하는 청와대의 외골수적인 태도에 있다. 남을 탓하기 전에 청와대의 이상한 문화부터 고치는 게 우선인 듯싶다. 격한 논조와 거침없는 발언은 속은 후련할 지 모르겠으나 감정적인 대응으로 밖에 보이지 않으니 조용하면서도 품격 있는 홍보를 하라는 말이다.<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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