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경 짚풀문화제집행위원장

“잊혀져가는 농경문화와 전통을 알리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이준경 짚풀문화제집행위원장(65·외암민속마을보존위원회 이사장)의 행사 개최 이유다. 한국의 멋과 맛을 전하려는 그의 확고한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 위원장은 외암 이간 선생(1677-1727)의 9대손으로 지난 95년 서울에서 내려왔다. 외암마을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96년 보존회를 만들어 중요 민속문화재를 지키고 도시민들에게 잊혀져가는 옛 농경문화를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다.

“마을이 참 예쁘지 않습니까?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돌담과 개울, 텃밭, 고목…. 우리 동네에는 몇백년 된 나무와 가옥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풀 한포기, 돌 하나하나가 소중하지요.”

그가 짚풀문화제를 개최하게 된 것은 후손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다.

“짚과 풀을 이용해 생활터전을 일구던 조상들의 생활상을 어디 요즘 아이들이 압니까? 과외와 컴퓨터게임에 길들여져서 한국의 멋을 느낄 수 없지요. 축제를 통해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우리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초가집도 직접 보고 떡메도 치고 윷놀이도 하다보면 선조들의 숨결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겠지요.”

전통을 통한 인성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의 의지는 행사준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먹거리 장사 일색인 다른 축제와는 달리 장사꾼 통제 등 일체 상업성을 배제했다. 소득 창출을 위해 장사를 해야한다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도 있었다. 그러나 전통과 조상의 지혜를 전하는 민속 축제이니만큼 그것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그의 확고한 생각이다.<千智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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