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

충북 괴산은 남한강의 상류인 달천과 백두대간인 한남금북 정맥이 갈라져 있는 곳으로 깨끗한 천혜의 자연경관을 미래의 자원으로 삼고 있는 곳이다. 남으로 백두대간이 빚어 놓은 명산 속에서 발달된 화양동, 선유동, 쌍곡계곡 등이 선경을 이루고 있다. 발닿는 곳마다 명승지가 아닌 곳이 없는 괴산. 한 번 찾았다하면 떠나는 발길을 무겁게 하는 곳! 괴산의 뛰어난 자연경관을 깊어만 가는 가을에 찾아가 본다.

◇대야산과 그 주위의 명산들

괴산은 전체면적에서 산이 76%를 차지하고 있다. 또 그 산세가 아름다워 많은 부분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에 괴산군은 많은 산중에 의미있고 산세가 수려한 35개의 명산을 엄선, 등산로를 개발해 여러 등산애호가들의 건강과 호연지기를 기르는데 애쓰고 있다.

대야산(해발 931m)은 소백산맥을 경계로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와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가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산을 중심으로 괴산군과 문경쪽에 각각 선유동 계곡을 거느리고 있다. 대야산은 계곡에 반석 소등이 이어져 있어 납량 산행코스로 인기만점이다.

대야산을 중심으로 주변의 산을 살펴보면 이곳이 어떠한 곳에 위치한 곳인지 짐작할 수 있을만큼 절경이 뛰어난 곳이다. 우선 국립공원 월악산과 속리산을 사이에 두고 조령산, 주흘산, 운달산, 도락산, 희양산, 조항산 등 우리 귀에 익은 아름다운 산들이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대야산을 충북쪽에서 산행할 때 충북의 끄트머리인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농바위마을이 있다. 30가구의 조그만 마을인데 이곳이 전국적으로 소문난 장수마을이다. 한때 모 유업회사에서 TV상품 광고의 배경으로 삼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 마을에서는 소백산맥의 분수령인 밀재를 동으로, 남으로는 속리산 자락, 서쪽으로는 화양계곡, 북으로는 쌍곡계곡을 이웃하고 있어 형세를 보더라도 예사마을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마을의 형상은 소가 누워있는 듯한 우복형을 하고 있으며 예로부터 장수마을답게 80-90대의 촌로들이 집집마다 있을 정도이다.

호젓하면서도 안으로 들어가면 계곡이 아름답고 능선 위에 오르면 암릉, 암봉이 줄이어 있어 산모습의 변화가 많으면서 주위의 조망이 시원한 산을 찾으려면 대야산이 좋다. 거친듯 하면서도 아담하고 정제된 아름다움을 갖고 있으면서도 느닷없이 거칠다. 용추폭포라는 특이하게 생긴 아름다운 폭포와 소, 화강암 암반으로 깔아놓은 수려한 골짜기를 가지고 있다.

소와 담, 폭류, 와폭이 연이어 나오는 계곡은 봄철엔 개울가 바위틈의 진달래, 산벚꽃, 각종 야생화가 아름답고 여름철엔 화강암 암반 특유의 푸르고 투명한 물줄기가 시원한 계류와 멋진 폭포가 가슴이 확 트이는 듯한 눈맛을 보장한다.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산이라 대야산 계곡의 물빛은 유난히 맑고 곱다.

바위로 이루어진 대야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탁 트인 전망은 힘들게 오른 등산객의 심신을 시원하게 해주며 사방으로 둘러싸인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선 북쪽으로는 군자산, 장성봉, 희양산으로 이어지는 소백산맥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쪽으로는 벌바위 마을, 용추골, 피아골, 다래골등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남쪽으로는 둔덕산, 조항산 등을 바라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정상에서의 하산은 정상에서 서쪽방향인 조왕골을 통해 농바위로 내려오거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피아골을 경유 월영대, 벌바위로 하산할 수 있다.

◇대야산과 선유구곡

대야산의 괴산쪽은 유명한 화양동계곡이고, 실제로 대야산으로 들어오기전 벌바위에서 고개(불란치재)를 계속 올라가 고개를 넘으면 화양동계곡의 상류쪽 계곡인 선유동 계곡이 된다. 이 길은 군자산이 있는 쌍곡으로도 연결되어 괴산으로 쉽게 빠질 수 있다. 이곳 대야산의 경관이 수려한 것은 화양동과 선유동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선유구곡은 괴산군 송면에서 동북쪽으로 1-2km에 걸쳐 있는 계곡이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이 7송정(현 송면리 송정부락)에 있는 함평 이씨댁을 찾아갔다가 산과 물, 바위, 노송 등이 잘 어우러진 절묘한 경치에 반하여, 아홉 달을 돌아다니며 9곡의 이름을 지어 새겼다 한다. 긴 세월이 지나는 동안 글자는 없어졌지만 절경은 여전하다.

신선이 내려와 노닐던 곳이라는 선유동문을 비롯해 경천벽, 학소암, 연단로, 와룡폭, 난가대, 기국암, 구암, 은선암이 9곡을 형성하고 있다.

▲제1곡 <선유동문>은 백척이 넘는 높은 바위에 새새마다 여러 구멍이 방을 이루고 있다. ▲제2곡<경천벽>은 절벽의 높이가 수백척이며 바위층이 첩첩을 이루어 하늘의 지붕인 듯 길게 뻗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 제3곡 <학소암>은 기암절벽이 하늘로 치솟아 그 사이로 소나무가 조밀하게 들어서 있다. 푸른 학이 둥지를 틀었다고 한다. ▲제4곡 <연단로>는 위가 평평하고 가운데가 절구처럼 패어 있는데, 신선들이 이곳에서 금단을 만들어 먹고 장수하였다고 전한다. ▲제5곡<와룡폭>은 용이 물을 내뿜는 듯이 쏟아내는 물소리가 벼락치듯하고 흩어지는 물은 안개를 이루어 장관이다. ▲제6곡<난가대>는 옛날 나뭇꾼이 나무를 하러 가다가 바위 위에서 신선들이 바둑두며 노니는 것을 구경하는 동안 도끼자루가 썩어 없어졌다 하여 난가대(爛柯擡)라 한다. ▲제7곡<기국암>은 바위가 평평한 바둑판 모양으로 신선들이 바둑을 두고 있어 나뭇꾼이 구경하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5대손이 살고 있더라는 전설이 있다. ▲제8곡<구암>은 바위 생김이 마치 큰 거북이가 머리를 들어 숨을 쉬는 듯하여 구암(龜岩)이라 하며, 겉은 여러 조각으로 갈라지고 등과 배가 꿈틀거리는 듯 하다. ▲제9곡<은선암>은 두개의 바위가 양쪽으로 서 있으며 그 사이로 10여명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넓다. 옛날에는 통소를 불며 달을 희롱하던 신선이 이곳에 머물렀다 하여 은선암이라 한다. <槐山=嚴在天·吳仁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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