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 150주년 추사기념전 풍성

서거 150주년을 맞은 추사 김정희(1768-1856) 열풍이 거세다. 충남 예산 출신으로 독창적인 서체 ‘추사체’를 구사했던 그는 금석학, 시문학, 경학, 그림 등 전 분야를 두루 아우르는 전방위 지식인이었다. 조선은 물론 중국과 일본에서도 칭송받았던 추사는 18-19세기 한류의 중심인물이었다. 서거 150주년을 기념, 추사 기념전이 곳곳에서 열린다. 그의 진면목을 드러내기에 충분할 정도로 풍성하다.<편집자주>

국립중앙박물관이 기획한 특별전(11월 19일까지) ‘추사 김정희: 학예 일치의 경지’는 추사의 삶과 학문, 예술을 다각적으로 조명한다. 박물관 개관 이래 김정희 전시는 20여차례 열렸지만 이번 전시는 박물관이 기획한 최초의 김정희 특별전이다. ‘세한도’, ‘불이선란도’ 등 추사가 남긴 명작을 엄선, 총 90여점이 전시된다. 특히 ‘세한도’는 발문 전체가 완전히 공개되고 도록을 통해서만 알려진 예서작품 ‘잔서완석루’가 처음 선보인다. 또 옹방강이 김정희에게 보낸 가장 이른 시기 편지 ‘담계적독’, 40대 초 담박한 해서체로 전 안평대군 사경첩을 논평한 글이 수록된 ‘완당척독’, 유배에서 풀려난 김정희가 제주도를 떠나 집으로 보낸 첫 편지(이하 선문대 소장) 등도 처음 공개된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김정희의 삶’은 자연인 김정희의 사적인 모습을 부각시킨다. 추사의 생애를 보여주는 자료, 그의 내면에 자리잡은 불교 관련 작품, 추사의 벗이자 학문, 예술의 동반자 김유근, 권돈인, 초의선사, 신위의 작품도 함께 나왔다.

2부 ‘김정희의 학문세계’는 금석고증학과 중국과 일본에 대한 탁월한 정보력 등을 소개한다. 3부 ‘김정희의 예술세계’는 그가 남긴 명작과 서화평, 인장 등으로 꾸몄다. 또 4부 ‘김정희 학문과 예술의 계승’은 추사의 영향을 받은 후학들의 서예, 회화, 그의 사후 간행된 탑본첩, 문집 등을 내놓았다. 또 고문헌연구가 박철상씨 ‘추사 김정희, 그는 누구인가’(14일 오후 2시), 간송미술관 최완수 실장의 ‘추사 김정희’(21일 오후 2시), 한국학중앙연구소 이완우 교수의 ‘추사 김정희의 서풍’(11월 1일 오후 2시) 등 특별강연회가 소강당에서 열린다.

또 삼성미술관 리움은 19일부터 개최하는 ‘조선말기 회화전’에서 추사실을 별도로 꾸밀 예정이다. 반야심경첩(보물 547호)과 죽로지실 등 추사의 서예작품 5점이 포함된다. 간송미술관도 15일부터 2주간 ‘추사 특별전’을 개최한다. 과천시민회관은 29일부터 올초 과천시에 기증된 추사학 대가 일본인 학자 후지즈카 치카시(1879-1948)의 수집작 중 명품을 골라 특별전을 개최한다.<南尙賢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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