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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와 일본,그리고 한국

2006-09-25기사 편집 2006-09-24 17: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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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해 안하무인격인 언행을 일삼던 일본의 사무라이 고이즈미를 대신할 인물로서 아베가 자민당 새총재로 당선되었다. 일본의 정치적 특성을 한마디로 집약하면 파벌정치로 규정할 수 있다. 자민당 내에는 각 파벌이 존재하지만, 일단 결정된 사항에 대하여는 파벌을 초월하여 협력한다. 아베 정권의 탄생에 즈음하여 아베 자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한일관계의 장래를 예측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이즈미도 그러했듯이 아베 또한 그러한 집단의 대행자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일본의 보수우익의 목표는 보통국가의 완성이다. 작년에 창당 50년을 맞이한 집권 자민당은 이의 완성을 보증할 최종 카드로서 신헌법 초안을 발표했다. 당시 고이즈미는 2005년까지는 이를 완성한다고 공언하였으나, 내외적인 한계에 부딪히면서 이를 이루지 못한 채 결국에는 공을 아베에게 넘기게 되었고, 따라서 아베는 이를 완성해야 할 적임자로 간택되었다는데 기인하는 것이다.

일본은 1970년대 이래로 소위 보통국가의 완성을 꿈꾸며, 하시모토 정권 이래로 공식적으로 보통국가의 완성을 향한 국내외적 행보를 계속해 왔으며, 고이즈미 정권을 출범시키면서 보통국가의 완성에 종지부를 찍을 예정이었다. 당시 고이즈미는 파벌적 근간도 약하고 정치적 카리스마도 약했으나 총재에 당선되었고, 일본의 보수우익이 원하는 모든 일을 추진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도 지난 선거 때와 거의 비슷한 환경에 있던 아베가 총재에 당선되었다. 이는 일본의 파벌 좌장들이 과거와 같은 혼란을 막기 위하여 개인적인 네트워크와 매스컴을 이용하여 네마와시(사전 조율)를 해 놓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일본 특유의 總論贊成이라는 식의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아베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출범하는 내각의 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비록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자민당 총재에 당선되었다고는 하나, 정치적 기반이 그리 탄탄하지 못하며, 뚜렷한 정책 노선도 천명한 적이 없는 만들어진 황태자이다. 그는 헌법개정, 교육기본법 개정, 자위대법의 개정,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 명기, 일본판 CIA 설립, 안전 보장 회의 구상 등을 언급해 왔지만, 이는 이미 고이즈미 정권하에서 천명된 노선의 복창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아베 내각은 개혁이나 새로운 정책의 천명에 나서기보다는 전 정권의 답습 내지는 그 마무리에 종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한일관계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면, 한마디로 신정권이 출범한다 하더라도 대한정책에 획기적인 변화는 없다고 보인다. 왜냐하면 새로운 내각이 출범하면서 그 메커니즘에 약간의 변화는 기대할 수 있지만, 국가우선주의에 입각한 일본의 보수우익이 가지고 있는 역사에 대한 인식, 독도에 대한 인식, 그리고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인식 등에 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베는 자신의 저서인 아름다운 나라 일본의 전면 광고에서, ‘싸우는 정치가’란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 비판을 두려워하지 말고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고이즈미가 걸어온 길을 그대로 답습하겠다는 의지 표명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베 정권에 대하여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인가. 지금까지의 대립 국면을 뛰어넘을 수 있는 복안은 없는 것인가?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한일간의 부정합성의 책임은 모두가 일본에게 있다. 일본은 군국주의의 길을 걷고 있으며, 탈아입구의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아시아 국가를 무시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을 일방적으로 반일로 몰아서는 안된다. 남을 이기려면 남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그 정보에 대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정당하고 정확한 근거와 자료를 가지고 공식적으로 그들과 맞서서 문제를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결할 수 있다. 송재경<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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