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미선 관광안내원

“늙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데 18년간 백제문화와 함께 지내다보니 결혼도 못했습니다.”

1988년부터 충남종합관광안내소에서 백제문화 전도사로 일하고 있는 최미선씨(43·여·관광안내원)는 “처음 일할 때는 호칭이 안내양이었고 백제문화에 대한 이해도 얕아 관광객들에게 역사적 사실이 아닌 흥미있는 내용으로 왜곡된 사실을 전하는게 고작이었다”며 “요즘에는 정보를 미리 알고 오는 분들이 그분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라도 부지런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18년간 백제문화의 매력에 취해 유물, 유적에 관한 한 전문가 수준을 넘어선 최씨는 돌이나 문양만 보고도 만들어진 시기를 정확히 알아맞추는 건 기본이고 학계에서 거론되는 다방면의 연구결과나 학설까지 꿰차고 있다.

최씨는 백제문화를 ‘요절한 천재’에 비유한다. 찬란한 문화를 창출했으나 빛이 밝은 만큼 너무도 빨리 멸망했다는 것.

백제시대 탑과 절이 기러기처럼 줄지어 있었다는 부여읍에서 출토되는 유물들이 아직도 그 빛을 뿜어내고 있는 것에 놀라움과 백제인의 긍지를 느낀다고 한다.

그는 “1500여년 전의 초석들을 집을 지으려고 마구잡이로 가져가는데 이를 막을 만한 법적인 보호장치가 없다”며 “일본은 초석이 있었던 자리까지 울타리를 쳐서 보존하고 있는데 위치가 알려진 초석마저 방치돼 있거나 도난당하는 것을 보면 가슴아프다”고 지적했다.

백제문화는 굽이도는 백마강이 선사하는 비옥한 영토로 인해 풍요롭고 여유있는 문화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고란사 맞은 편으로 미루나무 군락을 조성하면 고향에 찾아온 것같은 느낌을 갖게 해 줄 것”이라며 “백제인의 찬란한 문화가 산재한 부여가 현대인의 마음이 고향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전했다.<宋泳勳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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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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