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대-30대 전문직 여성들이 추석연휴동안 해외로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성 중심적 한국사회에 대한 반항이 아닐까! 2003년 UN 리포터와 2006년 마스터인터내셔널에 의하면, 한국과 일본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시아 13개 국가들 중에서 꼴찌이다. 일본과 한국은 경제적으로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가장 부유하며 정치적으로도 가장 자유로운 사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이등 시민으로 대접받고 있다. 여성들이 사회정치적으로 자신들을 실현하지 못할 때, 여성들의 관심은 개인적 영역에 머물 수밖에 없고, 그 선택이 해외여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미 80년대와 90년대에 일본여성들은 로마와 파리로 날라 갔다. 그리고 자신들의 말을 잘 듣는 친근한 장난감, 즉 카메라를 눌러 됐다. 로마, 파리, 그리고 스위스 융프라에 가보라! 디카와 캠코드로 이국풍경을 담기에 바쁜 일본, 한국, 그리고 대만 여성들이 넘쳐 나고 있다. 필자가 ‘여성들이여 제발 돌아와서 조상님들(남성들만 축복하는?)의 제사상을 준비해 달라’는 얘기는 아니다. 여하튼, ‘해외로 나홀로 여행에 나서는 반항적 선택’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낳고 있다.
한국은 출산율 1.08으로 세계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대만이 한국의 뒤를 쫒고있다.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낮은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낮은 출산율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이는 극단적 정치적 처방 없이는 낮은 출산율은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득권자인 남성들이 쉽게 자신들의 영토를 포기할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남성 리버럴리스트(liberalist)들이 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해 싸움의 최전선에 나서 줄 것 같지도 않다. 왜냐하면, 남성과 여성이 서있는 사회정치적 지점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남성과 여성의 관점이 얼마나 어떻게 다를 수 있는가를 위해 ‘고전’을 인용을 보자. 미국의 유명한 여성잡지인 미즈(MS) 창간자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만약 남가가 생리를 한다면’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
만약 남자가 생리를 한다면, 남자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이 월경이 쏟아졌는지를 자랑할 것이다. 생리하는 날에는 축하하는 종교적 미사가 있고, 가족기념식사가 이어지고, 그리고 축하파티가 열릴 것이다.생리대는 정부에서 무료로 배급되거나 지원될 것이다. 통계조사들은 생리기간동안 남자 스포츠인들이 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보다 많은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보수적인 남성들은 생리를, 왜 남성만이 목사가 될 자격이 있고 군대를 갈 자격을 있는가의 증거로 삼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남성은 생리를 하지 못한다. 따라서 한국남성들이 여성의 고통을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여성이 ‘아시아 꼴찌의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20대-30대의 전문직 여성들의 추석선택이 ‘해외여행’과 같은 엔터테인먼트라면 우리사회는 희망이 없다. 젊고 똑똑한 여성들이 개인적 공간에 남아있어서는 안된다. 남성 지배주의에 대한 여성들의 저항은 공적 공간에서 집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추석기간동안 해외여행을 떠나는 젊은 여성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번 명절엔 남아서 스타이넘처럼 한국판 미즈(MS)를 창간하고,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에 대항하자고.” 장수찬<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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