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기행 - 강경포구 젓갈시장

강경하면 젓갈, 젓갈하면 강경이 떠오르는 이유가 뭘까.

강경은 해안에 위치하지도 않았는데 젓갈의 대명사가 된 이유에 하나하나 알아보자.

우선 지리,역사 공부부터 해야한다. 강경은 강가의 포구다. 금강을 따라 내륙 깊숙이 들어간 충남 논산시에 위치해 있다. 또 대동강의 평양, 낙동강의 대구와 더불어 전국 3대 시장의 하나로 꼽혔던 곳이다.

천혜의 내륙항으로 일찍이 수운(水運)이 발달한 강경포구는 내륙 깊숙이 위치하고 있으나 금강 하구와 가까워 해상과 육상교통의 요충지였다.

금강하구의 관문으로 서해에서 들어오는 각종 수산물의 거래가 왕성하게 이뤄져 1930년대에는 강경 젓갈을 구입하기 위해 전국 각처에서 몰려든 상인들로 최대의 성시를 이루던 충청도의 대표 시장이다.

강경 시장의 갖가지 물품 가운데 최고의 상품은 단연 여러 종류의 젓갈이었다. 바로 강경이 젓갈로 유명하게된 이유다.

군산항의 개항과 호남선, 장항선 등의 철도가 개통된 이후 육상 교통의 발달로 급격한 쇠퇴기를 맞은 강경시장이지만 강경 젓갈의 명성만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해에서 잡히는 각종 생선의 팔고 남은 물량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염장법과 가공법이 일찍부터 발달했고 오랜 전통의 젓갈 담그기 비법이 50년 이상 그대로 이어져 지금에도 전국 제일의 젓갈시장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강경은 한마디로 ‘한국 젓갈의 고향’이며 ‘한국 젓갈의 원조’라고 자부할 수 있다.

부여와 강경을 잇는 황산대교 우측, 강경 초입에 배 모양의 ‘강경전통맛깔젓 체험전시관’이 있다.

전망대로 만든 전시관 옥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금강. ‘강경(江景)’이라는 지명대로 200년 젓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옛 강경포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보름날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경치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맑은 강물에 목욕을 하며 놀았다고 전해지는 ‘옥녀봉’도 볼 수 있다.

둔치는 산책로와 잔디축구장, 주차장 시설이 들어선 3만여평의 체육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강경포구 둔치와 너른 벌판, 강경 젓갈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전국 최대의 젓갈시장이 자리잡고 있는 강경은 전국 각지로 신선하고 다양한 젓갈을 공급하고 있다.

모두 140곳의 젓갈상회가 있어 최근 서해안 여행길에 꼭 들려야 하는 명소로 떠올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해마다 열리는 젓갈축제는 강경의 명성을 이어주며 강경젓갈 ‘브랜드파워’에 위력을 더해주고 있다.

대형 젓갈상회마다 수십평 규모의 토굴형 대형 저장고를 갖추고 있어 일년내내 10-15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실제 토굴과 똑같은 맛을 낸다는 것이 상인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원료는 전남 신안 등 전국에서 제일 좋은 것만 골라 이곳에서 영양분이 잘 보존된 상태에서 1-2년 발효된 강경 맛깔젓은 감칠맛이 좋아 반찬이나 김치의 원료, 자연조미료로 인기가 좋다.

모든 재료를 원산지에서 직접 가져와 전통비법과 현대화된 시설을 이용해 정갈하고 깔끔하게 만들어진 강경젓갈은 옛 고유의 참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전국 유통량의 75%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강경에서는 생산자가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보통 시장가격 보다 30% 정도 저렴하다.

게다가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강경전통맛깔젓축제(10월 19-23일)에서는 금산세계인삼엑스포와의 협약으로 축제기간 동안 20% 할인된 가격으로 젓갈을 구입할 수 있다.

90여가지의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는 젓갈축제는 지난해 1300여개의 전국 축제 가운데 7위를 차지할 정도로 으뜸 축제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97년 10월 제1회 축제에서 2만명의 관광객으로 시작됐으나 요즘에는 축제기간에만 100만명이 육박하는 관광객들이 몰리는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축제로 자리잡았다.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지고, 오늘도 전국 각지로 신선하고 다양한 젓갈을 공급하고 있는 강경은 강경포구의 옛 영화를 간직하면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젓갈에 대한 절대미각과 함께 옛 향수를 일깨워주고 있다.

강경맛깔젓 상인협회와 논산시는 올해 전국 최우수축제로 지정받기 위해 더욱 분주하게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論山=李永敏·兪善皓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