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순국일 교체 어려워…연말돼야 완성

[天安]문화관광부의 소모적인 논쟁으로 유관순 열사 순국일에 맞춰 새 영정으로 교체하려던 유 열사 영정 봉안이 연말께로 미뤄질 전망이다.

천안시는 15일 “다음달 유 열사 순국일에 봉안키로 했던 새 영정 교체의 심의가 지체되면서 봉안식이 연말로 연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충남도와 천안시는 지난 2003년부터 수심 가득한 40대 중년 여인 모습을 하고 있는 유열사의 영정을 당시 열사가 순국할 당시의 연령에 준해 청순미와 기개가 서려 있는 모습으로 바꾸는 표준영정 교체 작업을 벌여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문광부 국가표준영정심의위원회가 돌연 영정의 교체와 지정 해제와 관한 규정과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심의를 미루는 바람에 영정 제작작업이 표류하면서 제작기간이 지연됐다.

문광부는 영정교체가 하루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지난 3월30일 국가표준영정심의위원회를 열고 지금까지의 유열사 표준영정을 해지하고 새 표준영정을 제작하기로 뒤늦게 결정했다.

현재 유관순 열사 영정제작은 지난해 12월 1차 심의가 진행된 뒤 7개월 만인 지난 7월에야 겨우 2차 심의만 끝나 밑그림(하도·下圖)에서 채색까지만 마친 상반신의 수정·보완작업이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달 말 3차 영정심의를 마치고 전신 그림을 완성하려면 최소 2개월 이상이 필요해 다음달 순국일 전에 완성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영정 제작을 맡고 있는 충남대 윤여환 교수(54·회화과)는 “문광부의 3차 심의에서의 수정 보완 요구사항에 따라 최종 영정 제작을 완료하려면 최소 2개 월 정도의 제작기간이 소요될 것 같다”며 “다음 달 유 열사 추모각 영정 봉안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 열사의 영정제작이 지연된 것은 문광부의 눈치 보기 행정 때문으로 영정이 교체될 경우 친일 논란에 휩싸인 국내 77개 영정 가운데 상당수가 교체논란에 휩싸일 소지가 있다며 영정 교체를 꺼려왔다.

천안시 관계자는 “유관순 열사의 새 표준영정 작업이 문광부 심의 지연으로 연말 교체가 어렵지만 연말까지는 완성, 내년 3월 1일 봉안하는 계획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李燦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