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청풍문화재단지 살펴보기

천등산(해발 807m) 박달재를 구비 돌고 돌아야 갈 수 있는 곳. 대전에서 제천까지 동서를 가로지르는 유일한 철도인 충북선이 운행되는 곳,

이제는 산을 관통해 박달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제천은 청풍명월의 고장이며 국제적 한방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국제음악영화제 개최를 눈앞에 둔 제천은 청풍문화재단지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산과 계곡, 그리고 물이 어우러져 형성된 피서지와 명승지가 많아 찾는 이가 많다.

오는 8일에는 국제음악영화제의 전야제가 화려하게 펼쳐질 예정이어서 최고의 피서지로 꼽히고 있다.

본보는 최근들어 지상파 3사와 각종 영화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는 제천을 제1편 청풍문화재단지와 주변 계곡들, 제2편 월악의 송계 계곡과 용하 구곡으로 나누어 소개할까 한다.

◇청풍문화재단지와 그 주변의 계곡들

제천시내에서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쪽으로 82번 국도를 따라 청풍쪽으로 호반을 따라 달리는 코스는 자연풍광과 인공 레저휴양시설이 조화를 이룬 최고의 관광코스다.

금성면에서 청풍면으로 넘어서는 경계에 ‘높은다리(高橋)’가 있다. 이름처럼 호수 위에 높게 걸쳐 있는데, 다리 위에 올라서면 눈을 크게 뜨고 긴장을 해야 한다. 청풍호반이 시작되고 비경들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청풍문화재단지는 우선 푸른 빛 청풍호의 물살을 가르는 선상에서 멀리 보이는 산줄기와 봉우리를 벗삼아 따라가다 보면 폐부 깊숙이에서 청량감이 절로 인다.

그 마음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맑은 달밤에 청풍호반을 보고 있노라면 수경분수와 수상아트홀이 빛과 바람, 물과 어우러져 화려한 장관을 우려낸다.

금성의 높은 다리를 넘으면 길 옆에 거대한 바위덩어리로 만들어진 금월봉이 보이는데, 그 기기묘묘한 형상이 밤에 조명을 밝히면 더욱 환상적이다.

조금 더 가면 호수쪽으로 KBS 해상촬영지가 나온다. 왕건을 촬영하기 위해 개성 벽란도 포구를 재현한 것인데, 물 위에 떠 있던 군선들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옛스러운 포구의 모습은 정겹다.

▲무암계곡과 남근석

무암사로 들어가는 갈림길인 성내리 마을 앞에서 샛길로 호반에 내려서면 해상촬영세트가 그림처럼 눈에 들어온다.

무암사 계곡으로 들어서면 SBS의 촬영장인 장길산 산채가 나온다. 무암계곡은 숨은 듯 자리한 작은 계곡이다. 계곡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물이 아주 맑다. 여울이 얕어 아이들과 한 여름을 지내기는 안성맞춤이다.

무암사 가는 길에서 안내판을 따라 산길을 20여분 오르면 동산(해발896m) 자락에 우뚝 솟은 우람한 남근석을 볼 수 있다.

무암계곡에 있는 남근석. 높이가 얼추 2m 50㎝ 되는 크고 우람한 영낙없는 남자의 ‘거시기’다. 남근석 자리는 동산의 중턱쯤이니까 해발 300여m 된다. 금수산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그만 바위 정상이다.

위풍당당히 우뚝 선 남근석은 건장한 남성을 연상시킨다. 음심을 품은 여인네가 혼자 가슴 뛰는 거야 말릴 수 없겠지만 자연이 빚은 조형미는 보는 이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원래 이 남근석은 주위에 송이가 많아 주민들 사이에서는 송이바위라고도 불렸는데 안개바위와 함께 동산을 대표하는 명물이 됐다.

▲능강계곡과 학현계곡

청풍호반의 청풍대교를 건너지 않고 좌회전하여 청풍호를 오른편에 끼고 산중턱의 포장도로를 달리면 정방사라는 이정표와 함께 왼쪽으로 금수산에서 발원하는 능강계곡을 만나게 된다.

능강계곡의 발원지는 수산면과 단양군 적성면의 경계에 서 있는 금수산의 서북사면 8부쯤으로 이곳에는 삼복 염천에만 얼음이 나는 빙혈이 있다.

지대가 높고 남북을 가로막아 종일 햇볕이 드는 시간이 짧으며 겨울철에 바위가 차가와지고 물이 얼어 삼복지경에도 얼음이 나는 곳이라하여 얼음골 또는 한양지라 한다.

초복에 얼음이 제일 많고, 중복에는 바위틈에 있으며, 말복에는 바위를 들어내고 캐 내어야 한다. 이 곳의 얼음을 먹으면 만병통치라하여 많은 피서객이 모여든다.

이곳 한양지에서 발원하여 능강계곡을 흐르는 물길은 청솔로 우거진 숲사이로 차고 맑은 계류가 굽이쳐 돌아 흐르면서 계곡의 양쪽에 병풍을 두른 듯한 곳이 있는가 하면 꿈속을 노니는 것 같은 곳도 있다.

계곡의 왼쪽 능선에는 신라 문무왕 의상대사가 창건한 정방사가 있어 산사아래 청풍호를 내려다볼 수 있다.

금수산(해발1016m) 자락인 신선봉에서 발원하는 학현계곡은 맑고 깨끗한 계곡물과 주변에 신선봉, 미인동, 작은동산 등 아기자기한 산들에 둘러싸여 있다.

금수산 서편 동금대에서 발원한 상학현 입구의 높이 10m 가량의 폭포가 용트림하며 흘러내려서 깊이 1.3m 가량의 소(沼)를 이룬 곳이 학현 폭포다.

이 폭포 주위 모습이 날아가는 학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정겨운 산골마을과 맑은계곡, 폭포와 기암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여행의 즐거움을 한껏 안겨주는 곳으로 한여름 서늘한 피서지이다.<堤川=嚴在天·李相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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