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기행 -서산의 숨겨진 바다휴양지

“어디 한적한 해수욕장은 없을까.”

가족과 조용히 쉴 수 있고 갯벌이 있어 아이들과 조개잡이도 해 볼 수 있다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피서철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행복한 고민중 하나다.

물론 드넓은 백사장과 북적대는 인파를 연상한다면 이런 고민은 사치일 것이다. 하지만 막상 ‘나만의 피서지’를 고르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충남 서해안 가로림만을 샅샅이 훑다 보면 이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뜨거운 태양을 즐기는 사람이나 찜통더위를 피하고픈 사람 모두를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은빛 모래 언덕이 자리하고 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픈 사람에게는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지칠 줄 모르는 개구쟁이 아이들에게는 갯벌체험이 그만이다.

바다의 휴양과 갯벌체험 모두를 느낄 수 있는 곳, 충남 서산에 숨겨진 해수욕장과 청정 갯벌을 찾아간다.

▲고파도 해수욕장

꼬불꼬불 해안선 길을 따라가다 보는 장소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 보이는 수많은 섬들의 향연이 일품인 서산 가로림만.

이 섬들 사이에 유일하게 고운 바닷 모래를 간직한 곳이 바로 고파도 해수욕장이다.

섬에는 아무나 들어서지 못한다. 맥박수를 줄이고 가슴속 깊은 곳까지 편안함을 찾고자 하는 자만이 바닷길을 달려 고도(孤島)의 대지를 밟을 수 있다.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으며 곱게 부서지는 잔잔한 물결이란 의미에서 고파도란 이름이 붙여졌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함께 바로 옆에 위치한 분점도와 우도를 보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섬 주위에는 2만여평의 모래 언덕이 물속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바닷물과 어울어져 이국적인 풍치를 자아낸다.

섬 모퉁이를 돌면 파도가 깍아 놓은 기암절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갯바위 낚시터로도 손색없다.

썰물 때면 섬주변은 갯벌로 변해 모시조개, 게, 소라 등 각종 해산물을 잡아 볼 수 있다.

올망졸망 섬 곳곳을 이어 놓은 비포장 길을 거닐며 여유도 만끽하고 해당화 군락지를 둘러 볼 수 있는 점도 이 섬의 자랑거리다.

때문에 이곳은 연인들 보다는 주로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다.

이곳은 하루 두차례 운항되는 배편을 이용해야 한다.

서산시 팔봉면 호리에 있는 구도항에서 53t급 소형 여객선에 몸을 실은 후 40분을 달리면 고파도에 닿을 수 있다.

2-3일 정도 섬에 머문다면 민박을 이용하면 편하다. 보통 7-8월 성수기 때면 미리 예약을 해 두는 것이 좋다.(문의 팔봉면사무소☎041(660)2604)

찾아가는 길

대전=공주→예산→홍성→서산→태안방향→어송검문소 우회전→팔봉→호리(구도항)

서울(강남기준)=양재IC→과천 의왕간 고속화도로→일산 외곽순환도로→서서울IC→서해안고속도로→서산IC→서산→태안방향→어송검문소 우회전→팔봉→호리(구도항)

※ 구도항에서 고파도까지 가는 배는 하루 두차례 운항되며 요금은 1인당 2800원이다.

- 구도(항구) 07:30 <--> 08:00 고파도 (고파도관광)

16:10 <--> 17:00 고파도 (갯바위낚시)

▲벌천포 해수욕장

고운 모래는 없지만 물결에 부딪히는 조약돌의 합창 소리가 일품인 벌천포 해수욕장도 가볼 만하다.

서해안의 특성과 다르게 경사가 다소 급해 초보자에게 수영은 무리가 있지만 병풍 같은 절벽 틈에서 해무를 느끼며 낚싯대를 드리우고 월척을 기대하는 기분은 가히 환상적이다.

서산시내에서 40여분을 달려야 다다를 수 있는 벌천포는 오지 중에서도 오지로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타지 않은 후미진(?) 곳에 숨어 있다.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 1구 앞바다인 벌천포가 바로 그곳.

이 포구는 위치상 서해안 가로림만의 오른쪽에 있으며 태안군 이원면과 마주하고 있다.

포구 뒤편은 둥글고 조그마한 조약돌들이 해변을 가득 메운 벌천포 해수욕장이다.

철썩이는 파도에 ‘짜르락, 짜르락’ 조약돌 부딪치는 소리가 해수욕장 입구를 막아 찾는 이에게 색다른 분위기를 제공한다.

해변 바로 뒤편에는 폐염전이 있어 아이들의 현장체험 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다.

아이를 감싸안기 위해 펼친 어머니의 양 팔처럼 자연스럽게 구부러진 해변 끝자락에는 아기자기한 소나무 숲이 일품이다.

또 해변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는 민박집(벌천포 민박 ☎041(669)5827)이 있는데 마당에서 직접 바비큐 요리도 해볼 수 있다.

찾아가는 길

대전=공주→예산→홍성→서산→대산방향→대산교차로 좌회전 →벌말→벌천포

서울(강남기준)=양재IC→과천 의왕간 고속화도로→일산 외곽순환도로→서서울IC→서해안고속도로→서산IC→서산→대산방향→대산교차로 좌회전→벌말→벌천포

※ 서산에서 벌말까지 시내버스를 이용할 땐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 12회 운행

▲갯벌 자연학습 체험장

가족들과 함께 체험을 겸한 피서를 원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갯벌 체험일 것이다.

팔봉면 호리 구도항부터 대산읍 오지리 벌천포까지 이어지는 가로림만은 서해안의 특성상 간조시에 해안에서 5㎞까지 바다 생태자원의 보고인 갯벌이 펼쳐진다.

이 가운데 고파도와 벌천포 해수욕장을 오가는 길목에 위치한 갯벌 체험장으로는 팔봉면 대황리 갯벌, 지곡면 도성리, 중왕리 갯벌과 대산 웅도 갯벌이 좋다.

고파도와 벌천포 인근 갯벌 체험장 모두 뭍사람들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아 화려함은 없지만 그만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조용한 휴식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이 가운데 조금 색다른 체험을 원한다면 팔봉 대황리 갯벌이 안성맞춤이다.

이 마을이 농촌과 산촌, 어촌 체험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고 특히 서산 향토음식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약바위 전통음식 체험장도 들러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 앞산인 국수봉에서 국수를 먹고 배앓이를 한 사람이 체험장 뒤쪽에 있는 약바위에 않았더니 병이 나았다는 설화도 듣고 ‘약바위전통음식 체험장’에서 감자떡, 감자부침개, 수제비 등을 직접 만들어 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팔봉산 등산로를 따라 산책도 하고 인근 갯벌에서 조개와 맛 등을 캐 볼 양이면 하루 일정으로 빠듯하다.

(문의 서산시 팔봉면 대황2리 약바위전통음식 체험장☎041(662)6466)

<瑞山=鄭寬熙 기자>

◇인근 가볼만한 곳

▲삼길포

대호방조제는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리에 위치 있으며 당진군 대호지면과 경계를 이루는 서산의 북쪽 관문이다.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총 1270억원을 투입하여 건설한 연장 7.8㎞의 동양최대 방조제로써 유명하다.

삼길포에 있는 해발 200m의 국사봉에서 내려다보이는 주변경관은 서해안의 한려수도라 불릴 정도로 장관이다.

민물낚시와 바다낚시를 한곳에서 즐 길 수 있고, 삼길포에는 우럭 등 자연산 회와 해물 칼국수 등을 맛볼 수 있다.

▲바닷길따라 떠나는 유람선 여행

서산 삼길포 유람선은 삼길포를 출발, 대산항과 임해공단을 비롯한 크고 작은 유무인도를 구경하는 코스.

대산항과 임해공단의 웅장한 모습을 뒤로 하고 선장의 걸죽한 설명을 듣다보면 바다 위를 나는 갈매기와 크고 작은 섬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기암괴석을 향해 펼쳐지는 하얀 물보라는 시원한 청량감과 육지에서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름철이면 삼길포와 난지도를 연결하는 항로가 열려 관광객의 편의를 제공한다.

▲팔봉산

서산시 팔봉면에 위치한 팔봉산은 어송리, 양길리, 금학리의 3개 마을에 접하고 있으며 높이는 362m이다.

주차장과 화장실, 약수터 벤치 등 편의시설과 등산로 정비가 잘 된 곳이다.

이곳은 그 이름이 말해 주듯이 여덟 봉우리로 되어 있다.

각 봉우리마다 서해 바다를 내다볼수 있는 비경을 간직 하고 있다. 그 중에서 비경은 정상인 3봉이 장관이다.

정상 바로 전에는 깍아 세운 듯한 10m가 넘는 암벽에 매어진 밧줄을 잡고 오르는 암벽등반을 해야해 또 다른 산행의 맛을 느끼게 한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저녁 노을은 바다에 떠 있는 섬들과 조화를 이뤄 서해 어느 곳보다 황홀한 풍경을 자랑한다.

◇해산물 ‘싱싱’ 이색 먹거리

▲밀국낙지탕

서산에는 해산물을 이용한 이색 먹거리가 널려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밀국 낙지탕’.

가로림만 청정 갯벌에서 잡은 낙지를 박속과 무, 고추를 썰어 넣은 육수에 살짝 익혀 먹은 후, 그 국물에 칼국수와 수제비를 넣어 끊여 먹는다. 개운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지곡면 중앙리 빨 낙지(☎041(664)8088), 팔봉면 호리,구도회관(☎041(662)6117) 등 20여 곳의 전문식당이 있다.

▲생선회

서산 하면 생선회를 빼 놓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부석면 창리와 간월도, 대산읍 삼길포 일원에서 잡히는 것이 으뜸으로 친다.

이곳에서는 우럭, 광어, 놀래미 등 각종 회를 푸짐한 밑반찬과 함께 사계절 즐길 수 있다.

대산읍 삼길포 선창회센터(☎041(662)7152), 부석면 간월도리 오뚜기 횟집(☎041(662)2708) 등 30여곳의 식당이 있다.

▲영양굴밥

영양굴밥은 밥위에 대추 호두등 여러가지 곡물들 그리고 간월도에서 잡힌 싱싱한 굴이 가득얹어져 있는게 특징. 굴 파전과 곁들여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부석면 간월도리 큰마을 영양굴밥(☎041(662)2706), 전망대회센터(☎041(663)9121) 등 주로 부석면 간월도와 창리 일원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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