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기행 - 부여 백제궁성‘궁남지’

연꽃은 산꼭대기나 마른땅에서 피지 못하고 진흙탕에서만 핀다. 흙탕물 위에 한송이 연꽃이 피어날 때 더러운 흙탕물은 정화된다.

농가에서 식용으로 재배하기도 하지만 연못에 관상용으로 심는 경우가 더 많다. 비대한 뿌리와 잎자루 및 열매는 식용으로, 꽃받이는 꽃꽂이로, 잎은 수렴제 및 지혈제로 이용되고 민간에서는 야뇨병 치료에 사용한다.

뿌리는 강장제로, 열매는 부인병 치료나 강장제로도 사용한다. 연뿌리를 달인 물은 입안 염증이나 편도선염에 좋고 연뿌리의 즙은 폐결핵·각혈·하혈 치료에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 연꽃의 아름다움과 은은한 향이 단연 매력이다. 한 여름 연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궁남지에는 연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1. 연꽃향기에 젖어든 궁남지

궁남지는 부여읍 남쪽 1㎞에 위치한 백제궁성의 별궁으로 알려져 있다. 일명 마래방죽이라 불려 왔고 백제시대에 조성된 인공연못으로 주목을 받아 궁남에 연못을 팠다는 ‘삼국사기(三國史記)’의 기록을 근거로 궁남지라 불렀다.

삼국사기 무왕조(武王條)에 “3월에 궁성 남쪽에 연못을 파고 물을 20여리나 되는 긴 수로로 끌어들였으며, 물가 주변의 사방에는 버드나무를 심고 못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어 중국의 방장선선을 본떴다”라고 돼 있다.

우리역사에서 정원과 연못을 최초로 조성했다는 기록이다. 신라의 경우 문무왕대에 안압지를 만들고 그안에도 삼신도를 조성하며 주변에 임해전을 세우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이 기본적으로 백제의 궁남지와 같은 개념으로 백제의 조원기술은 삼국중 으뜸이었으며 통일신라와 일본의 조원에 큰 영향을 끼쳤다.

궁남지를 중심으로 드넓게 펼쳐진 10만여평의 연지에는 희귀한 홍련과 연잎사이에서 피어나는 자태가 신비로워 누구나 좋아하는 백련, 적수련, 황금련, 황수련 등 형형색색 연꽃 20여종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어 한여름 더위를 마다않고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2. 서동연꽃축전

매년 7월이면 열리는 서동연꽃 축전이 20-24일 5일간 다양하게 펼쳐진다. 연꽃이 만개했을 때 궁남지의 아름다움은 한차원 높은 미의 경지를 보여준다. 드넓은 연지에서 앞다투어 피어나는 아름다운 연꽃을 감상하며 축전을 미리 즐겨보자.

국경을 넘은 사랑을 그린 서동·선화공주 창극과 국악공연, 사물놀이마당과 최선 무용단의 화관무, 전통줄타기, 평양민족예술단 등이 마련돼 있다.

가족·친구·연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사랑의 마술쇼, 중국기예단공연, 클래식음악여행 등이 조화롭게 짜여져 즐기는 행사로 운영된다.

부채 연꽃 그리기, 연차마시기, 연꽃페이스페인팅, 종이연꽃만들기, 궁남지 출토 목간만들기, 서동요 의상체험, 초롱불달기 등 한번쯤 경험해 볼 만한 행사가 많다.

연인들을 위한 연꽃문양 틀에 찰흙으로 직접 연화문 목걸이를 만들어 기념품으로 간직 할 수 있는 연화문 목걸이만들기, 커플 언약판 만들기, 사랑의 스티커만들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됐다.

연꽃축제 기간중 궁남지연꽃 전국사진촬영대회가 열려 홍련과 백련, 노랑어리연, 가시연꽃 등 20여종의 연꽃이 만개한 사이사이로 난 탐방로를 따라 전국에서 몰려든 사진작가들의 수준높은 촬영이 펼쳐진다.<扶餘=張泰甲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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