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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는 오아시스가 있다

2006-06-05기사 편집 2006-06-04 14: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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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어느 신문에서 이러한 조사 결과를 읽은 적이 있다.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선생님은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게는 평가를 함에 있어 개수에 비례하여 점수를 평가하기로 한다. 또 다른 그룹에게는 개수에는 상관없이 한 작품을 만들더라도 얼마만큼 잘 만들었느냐를 갖고 평가를 하기로 한 것이다.

여러분은 위와 같은 경우 어느 그룹에서 완숙도가 높은 작품이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당연히 후자에게서 더 완숙도 높은 작품이 나왔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전자의 그룹에서 더 멋진 작품들이 많이 나왔다는 것이다.

우리는 위의 조사결과를 보고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세상을 살다보면 계획을 세우고 좀 더 멋진 것을 갖기 위하여 머릿속에 전개도를 그리다가 막상 실천에 옮겨보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다. 그리고 지레짐작 한걸음 한걸음에 너무 많은 신경을 써서 제대로 계획을 실천에 옮겨보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다. 위의 조사결과는 이런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 일단 도전해 보는 것이다. 무엇을 하고자 하였을 때 과감하게 실행에 옮기고 그 속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더 좋은 생각들을 얻게 되고 방법을 익히게 되고 즐거움을 발견하며 그러다보면 점점 손에 익숙해지면서 다양한 결과물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다양한 결과물 속에 진정으로 뜻하지 않았던 숨어있던 보석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 간단한 두 그룹의 비교였지만 우리 삶의 전반적인 형태와 유사함에 많이 놀랐다. 우리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처음부터 완벽하기를 원한다. 시행착오 없이 멋진 결과를 얻기 원한다. 한 번의 실패가 전 인생의 실패인 양 포기하며 낙담하고 마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갈수록 비관론자가 되어가는 것 같다.

나는 한때 사막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단 생각에 사로잡혀 지내던 때가 있었다. 그 시절 내 인생의 앞은 도대체 끝이 보이지 않아서 어딘가의 건너편 저쪽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방황을 하던 시절이었다. 아마도 내 인생의 첫 번째 좌절감을 맛보던 시절로 기억한다. 그리고 우연히 보게 된 넓고 광활한 사막 사진 한 장! 온통 황금빛 모래로 만들어진 다양한 무늬들과 언덕들. 막막하기만 하고 그 어떤 생명체도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메마르고 건조한 그 모습! 그것은 바로 나의 자아와 닮아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인생은 성취나 성공, 또는 목표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인생이란 종종 길을 잃고, 스스로를 발견해 나가며, 때로는 사면초가에 처하기도 하고, 거기에서 빠져 나오고 신기루를 좇기도 하는 것이다. 한동안 길을 잘 가는 듯하다 다시 길을 잃는 과정의 연속이며 그러함에 있어 인생의 대부분은 사막을 닮았다. 사막은 예측 불능이고 불확실하지만 즐길 수 있는 오아시스 또한 숨어있는 것이다.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장소에서 주위를 둘러보라.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인생의 무게감과 중압감을 어깨에서 조금만 내려놓아 보아라. 자신이 발견할 수 있는 수많은 오아시스가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오아시스가 가까이 있을 때도 품위를 지키다가, 또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다가 사막에 갇혀 버리고 만다. 자기가 망가지는 모습을 두려워하다가는 새로운 오아시스를 즐기는 경험을 영영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유 재 룡<국민연금관리공단 대전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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