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은 1958년, 안정성 조사 등 농산물 품질관리를 위해 건립됐다. 한국전쟁 후 사회재건이 한창인 이 때 시민들의 안전한 식생활을 1차적으로 책임지던 기구로 1999년까지 40여년간 그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설계자는 대전에서 처음으로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한 대전 1세대 건축가 故배한구씨(1917-2005). 서양 기능주의에 영향을 받은 20세기 중반 한국 근대건축의 경향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지붕 아래에는 함석을 씌운 철근 콘크리트 수평띠를 둘러 외관의 안정감을 주었고 시멘트 물씻기 공법이 도입됐다. 건물 각 층에는 계단실을 중심으로 기둥 없는 2-3개 업무공간이 ‘ㄱ’자로 구성돼 있다. 또 당시에는 새로운 구조방식이었던 철근콘크리트 슬라브와 보를 사용해 한 변이 10m넘는 기둥 없는 공간을 꾸밀 수 있었다. 기둥없는 공간을 만들고 이를 짧은 동선으로 연결해 기능성을 극대화 한 양식은 한국 근대건축의 한 특징으로 볼 수 있다. 공간이 면한 방향에 따라 디자인이 다른 철근콘크리트 루버(louver 채광과 통풍 등의 목적으로 폭이 좁은 판을 비스듬히 일정한 간격으로 수평배열한 것)를 설치한 것은 이 건물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이다. 1999년 12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이 중구 선화동 옛 검찰청사로 이전한 이래 소유권은 농림부에서 국가보훈처로 이전됐지만 별다른 건물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던 상태였다. 그러던 중 2004년 9월 등록문화재 제 100호로 지정된 이래 건물 기록사업이 이뤄졌고 2차례에 걸쳐 전시가 열리면서 원형 복구와 활용 논의가 제기됐다.<南尙賢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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