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주박물관 내일부터 무문양 백자병등 선보여

국립공주박물관은 16일부터 ‘오백년만의 해후, 순천박씨 기증유물 특별전’을 연다.

이 중에서도 특히 눈을 시리게 하는 백자병(白磁甁)이 눈길을 끈다. 이 백자는 1998년 순천박씨(順天朴氏) 판관공파(判官公派) 박해준 씨가 충북 음성군에 있던 그의 조상 박견원(朴堅源.1435?-1501?) 부부와 그의 아들 및 손자 묘를 이장하다가 수습한 부장품 중 하나다.

순천박씨는 고려 개국공신 박영규(朴英規)를 시조로 하며 사육신(死六臣) 중 한 사람인 박팽년(朴彭年)을 배출한 유서 깊은 가문이다. 박견원은 박팽년과는 육촌이며 무과에 급제해 판관을 역임했다. 성종 2년(1471)에는 좌리원종공신(佐理原從功臣)에 녹훈된 인물로 판관공파 중시조가 된다. 그의 일족 무덤에서 백자병은 발견됐기 때문에 그것이 제작된 연대는 아무리 늦어도 16세기 초반 아래로 내려오지는 않는다.

이 백자병은 높이 34.2cm, 바닥 지름 13.4cm, 아가리 지름 7.6cm인 이 백자병은 단아하고 안정된 형태를 띠고 있다. 조선초기 백자병에 나타나는 특징이 여기서도 여실히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주둥이는 나팔 모양으로 바깥쪽을 향해 벌어졌고, 몸체는 아래쪽에 이를수록 점차 넓게 퍼져가다가 바닥에 가까운 지점에서 최대 너비를 형성한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보아 S자형 곡선이 유려하다는 느낌을 준다.

유약을 바른 상태도 매우 좋은 편인 이 백자는 문양이 전혀 없는 순백자로서 주둥이 부근 일부가 약간 손상을 본 점을 제외하곤 흠결이 거의 없는 완제품이다.

국립공주박물관 정상기 학예연구사는 “이런 백자병은 15세기에 주로 제작되는 백자상감병(白磁象嵌甁)에서 변화 발전한 형태로 소박하고 단아한 맛을 좋아하는 시대정신이 배어있는 걸작”이라고 평했다.

나아가 제작 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 순백색 무문양 백자병이 매우 희귀하다는 점을 아울러 고려할 때 국보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다고 정 학예사는 평가했다. 이와 같은 백자병은 호림박물관에 3점, 해강도자미술관에 1점이 각각 소장돼 있으나 정확한 제작연대를 가늠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이러한 백자병은 경기도 광주 무갑리와 우산리 일대 가마에서 주로 제작됐다.<공주=맹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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