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석가탄신일 맞이 ‘불교미술 전시회’

이차돈의 순교(527년·법흥왕 14)로 공인된 신라 불교는 어느 나라보다 돈독한 신앙을 발전시켰다. ‘삼국유사’ 탑상 제4 기록에 의하면 황룡사 9층탑을 건립한 선덕여왕은 중국 당나라에서 자장법사가 가지고 온 사리 일부를 이 곳에 모셨다. 삼국통일을 기원하는 여왕의 염원은 정성껏 사리를 모시는 행위로 표현되고 있다. 황룡사 9층탑에 모셔졌던 사리그릇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이 석가탄신일을 맞아 개최하는 다채로운 불교 주제 전시회에서다.

기획특별전 ‘불꽃 속에 피어나는 숭고한 정신, 불사리와 장엄’은 황룡사 9층목탑, 감은사동삼층석탑, 남원, 광주 서오층 석탑 등 4곳에서 출토된 불사리와 사리갖춤을 전시한다. 불사리(佛舍利)는 부처님의 몸에서 나온 뼈나 그 결정체를 일컫는 말로 그 크기는 1-4mm 가량으로 갈색이나 백색, 회색을 띄고 있다. 사리는 그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었고 이를 모시는 사리갖춤 또한 최고의 정성을 기울여 제작했다. 특히 황룡사 출토 사리그릇은 팔각의 집모양을 하고 있으며 보존처리를 거친 결과 복원됐다.

또 전시에는 감은사 동탑의 해체복원 과정에서 발견된 감은사 동탑(보물 366호)사리기도 전시된다. 통일신라 초기 금속공예의 최고 작품으로 손꼽히는 순금과 금동, 금은, 수정, 유리 등의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신라 당대 공예작품의 최고 걸작이다.

상설전시실 미술관 1관에서는 ‘법당 밖으로 나온 큰 불화, 국보 302호 청곡사괘불’이 전시된다. 길이 10m, 폭 6.32m 규모의 거대한 불화는 야외의식 때 사용됐으며 조선 후기의 불화승 의겸이 10여명의 화승과 함께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1772년 괘불을 조성할 때 함께 제작된 괘불함도 선보인다. 함을 장식하고 있는 경첩과 용머리 모양의 손잡이 연꽃 따는 동자를 조각한 앞바탕 장식이 주목할만하다. 특히 괘불 내역이 기록된 화기에는 장인은 ‘서선발’, 나무 다루는 장인을 ‘목양공’으로 불렀음을 알 수 있다.

불교조각실에 안치된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은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으로 교체 전시된다. 중국 고유한 표현방법을 기초로 발전시킨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은 인도적 표현양식을 따랐던 83호와는 표현 기법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특히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은 태양과 초승달을 결합한 일월식보관을 하고 있다. 사산조 페르시아 왕관에서 유래한 이 방식은 비단길을 통해 동쪽으로 전파된 불교 문화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는 박물관측의 설명이다.<南尙賢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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