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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심해 잠수정‘해미래’

2006-04-24기사 편집 2006-04-23 13: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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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깊숙한 심해저는 인류의 마지막 보고라고 불린다.

망간단괴와 같은 광물자원은 말할 것도 없고, 심해생물 같은 경우는 바이오 연구 등에 활용되기 때문이다. 또 태평양 등 대양마다 수십 가닥의 광케이블을 깔아 대륙을 연결하고 있다. 이렇게 폭 넓게 사용할 수 있는 심해저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없으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최근 한국해양연구원이 6000m급 심해탐사를 위한 무인잠수정(ROV)을 개발한 것은 그래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길이 3.3미터, 폭 1.8미터, 높이 2.2미터, 무게 3.2톤인 우리나라의 잠수정은 최대 1.5노트(시속 약 10.8Km)의 속도로 운항할 수 있는데, 동해에서 2년 정도의 시운전을 거쳐 2007년경에 완전히 실용화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때쯤이면 로봇 팔을 이용해 태평양 심해저에 있는 망간단괴 등 각종 광물자원과 이곳에 서식하는 특수 해양생물을 탐사하고 샘플을 채취하게 될 것이다. 또 해양구조물 설치나 침몰선박 조사, 인양 작업도 가능하고 심해 정밀지형도 작성, 지질 분석, 심해자원 탐사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사실 인간이 바닷속을 탐험하고 활용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물론 나폴레옹 시대부터 잠수정을 고안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평형을 유지하지 못해 곧장 바다 밑바닥에 곤두박질쳐 버렸다. 1888년경 겨우 물속에서 균형을 잡고 움직이는 최초의 잠수함 ‘짐노트’가 개발됐을 정도였다. 그러나 끊임없는 도전 덕택에 1960년에는 미국 과학자 자크 피카르가 1만916m 깊이까지 내려갔었고, 우리나라는 해양연구원 김웅서 박사가 심해 환경연구를 위해 프랑스 국립해양개발연구소가 보유한 ‘노틸(Nautile)’호를 타고 해저 5000m를 내려갔다 오기도 했다.

하지만 실용적인 면에서는 사람이 타지 않는 무선잠수정이 훨씬 더 쓰임새가 많다.

지난 1985년, 북극해에 침몰된 타이타닉호를 73년 만에 발견한 것도, 바로 무인 잠수정이었다. 당시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의 로버트 밸러드 박사는 '아르고'라는 무인 잠수정에 음향탐지기와 카메라를 달아 해저로 내려보냈다. 무인 잠수정은 두껍고 긴 케이블에 매달려 전기를 공급 받고, 영상 등 탐색 데이터를 모선과 주고 받으면서 수심 3,810m 깊이에서 타이타닉호를 생생하게 촬영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표본채집, 망간 같은 자원개발, 심해생물·해양 바이오 연구 등에 폭 넓게 활용되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무인 잠수정들이다. 태평양이나 대서양 등의 바닥에 수십 가닥씩 깔려 있는 해저 광케이블 수리에도 해저 무인잠수정과 거기에 달려 있는 로봇이 활용된다.

잠수함은 밸러스트 탱크에 물을 담아 잠수함 자체를 무겁게 해서 잠수를 하는 반면 심해 잠수정은 처음부터 쇠구술이나 철판 같은 무거운 추를 실어서 그 무게로 심해저로 잠수를 하게 된다.

해저에 가까워지면 잠수정은 하강용 추(Shot ballast)를 버리면서 무게와 부력의 균형을 잡아 정지한 다음, 전지와 모터에 의해 앞뒤, 좌우, 상하로 움직이면서 로봇 팔로 생물과 퇴적물을 채집하고, 사진과 비디오를 찍으면서 심해를 탐사를 한다.

작업을 하는 도중 깊이를 미세하게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잠수함과 같이 밸러스트 탱크를 이용해 조금씩 조정한다. 그리고 작업이 끝나면 상승용 추(Shot ballast)를 버리면서 몸체를 가볍게 해 떠오르게 된다.

우리 기술로 만든 무인잠수정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는 많겠지만 큰 기술적인 한계는 거의 다 극복한 셈이라고 한다. 우리기술로 만든 잠수정이 동해와 태평양 속을 들여다 볼 2007년이 기다려 진다.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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