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짐ㆍ균열ㆍ침하등 훼손 심각

계룡산의 대표적인 상징물의 하나인 일명 ‘남매탑’이 중병을 앓고 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즉각적으로 보존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남매탑의 훼손정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경고, 대책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산18번지 계룡산 중턱에 있는 청량사지 5층·7층석탑은 고려중기 석탑의 빼어난 조형미를 지녀 보물 제1284호와 1285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남쪽에 5층석탑과 북쪽에 7층 석탑이 나란히 세워진데다 ‘수도승과 호랑이’의 전설에 따라 이 두탑은 ‘남매탑’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계룡산 등산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이들 석탑은 물리·화학·생물학·구조적 훼손이 심각해져 보존을 위한 총체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공주시는 공주대학교와 문화재보존과학연구소에 이 탑들에 대한 보존과학적 정밀진단을 의뢰했다.

대전일보가 최근 단독 입수한 이 용역중간보고서에 따르면 두 석탑은 기울어짐 현상이 육안으로 뚜렷이 관찰될뿐 아니라 부재파손 이탈, 표면박리 등 심각한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 또 중심 부분의 침하가 진행됨에 따라 부재 간격이 넓어지고 전체적으로 불균형한 모습이어서 구조적으로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두 석탑의 주 구성 재질은 화강암으로 오랜 풍화에 의해 암석 강도가 현저히 약화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5층석탑 상륜부는 파손이탈과 균열 등이 이뤄졌고 7층석탑에서는 탑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풍화가 진행된 상태였다. 또 두 석탑의 옥개석 낙수면 등지에는 선태류가 집중적으로 서식하는 등 주변 수목과 미생물에 의한 피해도 극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밀진단을 시행한 이찬희 공주대 교수(문화재보존학과)는 “고려중기 석탑 양식을 대표하는 남매탑의 훼손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정밀진단을 통한 종합적 보존방안을 수립하고 임상실험이 선행된 보존과학적 수리복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吳隆鎭·南尙賢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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