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대종손 송정훈씨, 대전시에 밝혀 “사적공원으론 관리 부적합” 단서 제시

지난해 9월 우암 송시열선생(1607-1689·조선후기학자)의 문화재를 국립청주박물관에 기탁한 것과 관련해 우암의 14대 종손인 송정훈씨(52)가 유물들을 청주에서 대전시로 반환 및 기증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송씨는 기증조건으로 대전시가 유물을 관리 보관할 수 있는 별도 우암 전시관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송씨는 “우암사적공원 내 남간정사, 기국정 등은 우암 선생이 학문을 집대성하고 후학을 양성한 곳으로 우암선생은 대전과 인연이 깊다”며 “그러나 현 우암사적공원 내 유물관은 매우 협소한데다 시설 상에도 문제점들이 많아 문화재를 관리 보관하는데 부적합하다. 별도 유물 보관 및 전시관이 마련되면 언제든 대전시에 도로 기증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90년 초 우암사적공원 건립 착수 당시 시와 종손이 공원부지 보상 문제로 한 때 법적분쟁을 벌인 것과 관련해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시가 부지사용에 대한 양해나 계약서 체결 등이 없이 공원건립을 강행해 지금까지 종손 사유지를 무단점유하고 있다. 이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히면 대전으로 문화재를 되가져오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를 감안해 유물을 청주박물관에 2년제 시한부로 기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의 사유지 무단점유에 대해 한번은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류용환 대전시 문화재담당자는 “단층인 유물관은 건립 때부터 비좁게 지어져 전시관 기능에 부적절한 것이 사실이다. 부지가 문화재유적지 내에 포함돼 있어 당시 건물의 높이와 면적에 제한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한인규 대전시 문화재 계장은 “2012대전시발전계획에 우암 전시관 건립을 검토 중이다. 이전이 확정된 충남도청 건물을 시립박물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송정훈씨와 그의 부친 송영달씨는 우암 송시열 선생의 문화재 251건 544점을 지난 9월 국립청주박물관에 기탁했다.

이 때문에 우암선생의 사적지는 대전에 있지만 정작 그의 유물들은 청주에 보관되는 괴리를 초래해 답사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또 공원 유물관의 일부 유물들은 사진으로 대치되거나 초구(貂裘 담비가죽옷)는 복제품이 전시되고 있는 등 유물관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 같은 상황은 대전 동구가 계획 중인 내년 우암선생 탄신 400주년 행사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朴鄭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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