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봄입니다. 항상 그렇듯이 봄은 따사롭고, 정겹고, 아름다움이 펼쳐지는 희망의 계절이지요. 봄은 또 만물이 생동하고 결실의 밑거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여느 때와 달리 올해는 지방정치의 봄도 펼쳐집니다. 제4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늦봄 마지막 날에 자치축제의 대미를 장식하지요.

각 정당과 예비후보마다 바쁜 계절입니다. 지방정치에 입문하랴, 기득권을 지키랴, 경선준비와 정당공천 문제로 예선전부터 정신이 없습니다.

지방선거에 나설 예비후보들에게는 정말 눈코 뜰새 없지요. 선거철에는 사방팔방으로 다니며 빠른 상황판단이 필수지요. 사람들을 찾아 다니고, 연줄에 기대고, 선거자금 준비, 정책과 아이디어를 마련하느라 분주하지요.

그러나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고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이라고 하더군요. 예전과 달리 정치환경이 많이 변한 이번 지방선거가 그렇다고 이구동성입니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부터는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 전면 실시로 선거판이 확 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방의원 유급제 도입에 따라 능력있는 인물의 진입여부도 관심이 높습니다. 기존 선거와 다른 선거룰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앙정치권의 ‘입김’이 우려됩니다. 중앙정당들이 정당공천을 앞세워 지방선거에 부당하게 개입, 간섭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주민을 위한 자치가 아니라 중앙정치의 하부구조로 전락될 수 있다는 비판론입니다. 내년도 대선을 앞두고 있어 지방선가가 정당 대리전 싸움으로 의미가 왜곡되고 퇴색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또 정당내 경선과 후보공천과정에서 줄세우기 움직임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비후보들도 정당에 계신 윗분들의 눈치보기와 눈도장 찍기에 열심입니다. 정치신인들에게 정당이란 ‘높은 벽’이 가로막혀 있다고 하소연 합니다.

그러다 보니 ‘동네 일꾼’을 자처하는 예비후보자들은 유권자인 일반 서민들의 고충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정책으로 다루는데 소홀합니다. 민의와 의지를 담은 출마보다는 어떻게든 정당공천을 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현실정치의 괴리현상입니다. 앞뒤 순서가 바뀐 것이지요.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안타까움을 호소하는 사람도 만나보았습니다.

일선 취재 현장을 다녀 볼 때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일부이기는 하나 어떤 분들은 너무 욕심을 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든 목표(당선)만 달성하려는 것이지요. 선거는 정당선택과 시류(바람)만 잘 타면 선거전선 ‘이상 무’라고 하더군요. 설사 그렇게 해서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지방자치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공연히 우쭐대며, 혹시 불어닥칠지 모르는 선거바람에 의지해서 출마하시려거든 조용히 자신을 되돌아 보았으면 합니다. 개인의 출세 욕심이나 정치적 야망을 키우기 위한 선거출마도 자제했으면 합니다.

자치일꾼으로 나서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먼저 지방발전과 지역민의 삶을 위한 정책마련과 실천의지를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출마해야 할 명분과 앞으로 해야 할 공약과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지역민들에게 이를 호소해야 합니다. 선거는 ‘정책’이란 상품을 유권자에게 파는 시장이란 말도 있지 않습니까?

풀뿌리 지방자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지방자치란 논밭을 경작하려는 일꾼으로서 정정당당하게 승부에 나섰으면 합니다. 각 정당의 경선과 공천과정을 통해 후보로 선정되고, 민심의 심판을 거쳐 ‘풀뿌리 일꾼’으로 당선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대지를 적시는 촉촉한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풀뿌리 지방자치에 물을 주고, 새싹을 가꿔 ‘튼튼한 민주주의의 거목’으로 만들어 내야 합니다. 정책대결과 페어플레이를 통해 떳떳한 지방일꾼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구재숙 정치·국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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