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고대산성 국제심포지엄서 제기

한·일 양국 고대산성의 특성을 탐구하는 한일국제심포지엄이 지난 11일 일본 규슈 국립박물관에서 열렸다.

이 학술발표회는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일본 후쿠오카현교육위원회가 올해로 교류 20주년을 맞이해 ‘한·일 고대산성을 발굴하다’를 주제로 공동주최한 행사.

김정기 박사(국립문화재연구소 초대 소장)는 ‘한국의 유적을 발굴하다-고대산성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백제의 대표적 산성인 공산성과 부소산성의 발굴결과를 발표했다.

공산성은 성 내 평지와 대규모 건물지 및 방형 유수지가, 부소산성에서는 수많은 유구와 유물들이 각각 발굴돼 나성의 실태를 암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적조사연구실 실장은 부소산성의 건축특징들을 열거해 부여(사비도성)가 백제의 마지막 수도로 계획된 도시임을 주장했다.

그 근거로 사비도성이 백제가 사비로 천도한 6세기 전반에 축조돼 멸망한 7세기 후반까지 사용됐으며 도성 내에 부소산성이 있고 서쪽으로 원호를 이루는 금강을 두고 동쪽에 길게 나성을 쌓는 등 자연지세를 활용한 방어적 성격을 지녔음을 제시했다.

그는 “부소산성은 판축기법을 활용해 쌓은 산성으로 부소산 정상 주위와 낮은 계곡에 걸쳐 성벽을 돌린 토축성”이라며 “점질토와 마사토를 반죽해 수평으로 다져 올리는 기법으로 서울 풍납토성과 일본 대재부의 대야성과 수성에서도 발견되는 축조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소산성 주변 관북리 일대에서 발굴되는 대규모 건물지, 연못, 도로, 지하저장고, 공방지 등이 당시 왕궁지였음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한국의 산성 최근 발굴조사 성과’를 주제로 목관고가 확인된 대전 월평동유적과 금산 백령산성, 집수정(集水井)이 발굴된 익산 왕궁리유적, 인장와가 출토된 부여와 금산 백령산성 등을 백제산성의 특징 사례로 내세웠다.

이밖에 일본측에서는 오다 후지오 후쿠오카대학명예교수가 ‘일본의 유적을 발굴하다-고대산성을 중심으로’를, 무카이 카즈오 일본고대산성연구회장이 ‘북부 규슈의 일본 고대산성’을, 카메다 오캬야마 이과대학교수가 ‘한일의 고대산성’을 각각 발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김봉건 국립문화재연구소장과 미쯔야스 쯔네키 아시아문화교류센터장, 미야지마 신이치 규슈국립박물관 부관장, 이노우에 다케시 아시아문화교류센터 부소장등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朴鄭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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