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전문병원 건립 탄력

문화재종합병원 건립이 탄력을 받게 됐다.

문화재청은 올해 예산에 문화재종합병원 시설공사비 20억원을 반영해 본격 설립에 들어간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문화재종합병원 건립 추진단을 구성한 문화재청은 2008년 하반기에 개원을 목표로 올해부터 2007년까지 병원설립을 위한 기본설계와 토목 및 건축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2008년까지 3년 동안 예산확보를 통해 문화재 복원처리 관련 첨단기자재들을 구입, 2009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는 일정을 수립했다.

건립시설로는 문화재연구소 연구원 13명으로 구성된 기존 보존과학실 외에 복원기술연구실을 별도로 마련할 예정이며 이미 정원 5명을 확보한 상태다.

금속 석재 벽화류 등을 전문적으로 복원 수리할 무기유물실과 목재와 직물 서화류 등을 복원하는 유기유물실 등도 설치할 계획이다. 또 모형복원실과 첨단 복원센터도 신설할 예정이다.

이 같은 시설들을 보유한 문화재종합병원이 설립되면 체계적인 문화재진료복원체제를 갖추게 돼 그동안 사후약방문식에 머물던 문화재 복원수리정책이 조직적인 예방보존정책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분실 파괴 시 복원에 어려움이 뒤따라 그동안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개인 소장 비지정 문화재들에 대한 관리도 체계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의 과학적 보존처리 능력향상은 물론 보존·복원 처리비용 절감과 우수 전문인력 양성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0.3%에 머무르고 있는 연간 문화재 보존처리율이 50%이상 확대되고 치료기관 부족으로 평균 5년 이상 기다리던 문화재 치료시간도 빨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보존처리 진료대상도 현행 출토유물 위주에서 모든 유형과 소재의 문화재로 확대될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문화재청의 문화재 보존처리율은 매우 미비한 실정이다. 국회 문화관광위가 조사한 전국 35개 기관들의 지난해 유물보존처리 실적은 발굴된 매장문화재 6만8666점 중 8342점인 12.1%에 불과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6만여점이 보존 처리되지 못한 채 박물관으로 이관된 셈이다. 특히 부식성이 심한 금속류의 경우 전체 유물 중 80%를 차지하지만 10%정도만이 보존처리되고 있다. 게다가 벽화는 보존처리 전문인력이 거의 전무한 실정으로 조사됐다.

문화재연구소 유재은 연구관은 “병원이 가동되면 관리의 어려움으로 멸실 우려가 있는 18만점의 개인소장 비지정 문화재에 대한 사전 예방적 보존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복원기술 및 복원재료 연구개발로 고부가가치창출과 보존과학기술양성 활성화는 물론 수입대체를 통한 비용절감과 문화재 복원기술 및 재료시장 확대, 일자리 창출 등의 파급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종합병원의 보존처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연간 이익도 19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종합병원 건립부지로 지난해 3월 21억원을 들여 국립문화재연구소 인근 대전 대덕구 문지동 445-2번지 외 17필지(2만4500㎡)를 구입했다.

병원규모는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7160㎡에 이르며 총 공사비 214억5000만원(장비구입비 제외)을 투입해 진료실, 실험실, 수장실 등을 갖출 계획이다. <朴鄭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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