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곡 갑사주지스님

“괴목대신제에는 오늘날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물질주의와 이원론적 사고를 극복하고 중도의 정신을 구현하는 대동제로 자리매김됐다고 생각합니다.”

장곡 갑사 주지스님은 괴목대신제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하며 “원융무애를 통해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차별화된 축제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갑사 괴목대신제는 다른 어느 문화제와도 그 형태와 정신에서 뚜렷하게 구분된다. 정초 정월 대보름제가 전국에서 공통적으로 열리곤 하지만 정작 괴목대신제와 같은 전통과 의미를 지닌 축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느낌이 있다.

300여년 이상의 연륜을 자랑하는 괴목대신제에는 자연과 순응하며 살아온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갑사에서 2000년 이후 행사를 대동제로 크게 확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불교와 전통민속과의 만남 차원을 뛰어넘어 외로운 이들을 위로하고, 나아가 지역의 안녕과 번영을 모색하는 행사로 주민들과 함께 해왔다.

장곡 스님은 “우리는 지금 지역과 세대, 빈부등으로 나뉘어 갈가리 찢겨져 있다”고 전제,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극복하는 정초의 대축제로 새롭게 인식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외롭고 지친 이들을 위한 행사로도 깊은 뜻을 지닌다는 것이 스님의 설명이다. 명절에도 고향을 찾을 수 없는 실향민 등이 대거 찾아와 마음의 평화를 얻고 영혼을 정화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것이다.

스님은 이밖에도 “주민들의 이익을 창출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도 크다”며 매년 3000명 이상이 괴목대신제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축제”라고 거듭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힘주어 말했다.

“우리 국민들을 하나되게 할 뿐 만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대동제라고 확신합니다. 정초에 이같은 행사를 벌이는 곳이 없지 않습니까. 지역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차원에서라도 앞으로 보존위원회 등을 만들어 보다 활성화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宋信鏞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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