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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ㆍ무응답은 정치불신층

2006-01-05기사 편집 2006-01-04 14: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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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 야도아닌 제3의 정치세력

검사출신의 한 국회의원은 대중앞에 서려면 으레 소주한잔씩 마신다. 대학 초청특강때도, 정치와 무관한 지역 행사에서도 그렇다. 요즘은 덜하지만 방송토론에 나갈때도 취기를 띨 때가 있다. 없어졌다가 부활되는 합동연설회에서도 술기운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장관출신 국회의원 모씨는 ‘마누라 때문에 이번만하고 그만두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정치인은 우선 아무나 보고 악수를 청할줄 알아야한다. 자세한번 흐트러트리지 않는 모씨 부인에게는 정치인 남편탓에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선뜻 손 내밀어야 하는 일이 여간 고역이 아니였던 모양이다.

여도, 야도아닌 제 3의 정치세력

이들 두의원은 ‘정치란 어지간히 뻔뻔하지 않으면 못하는 직업’이라고 말한다. 사람앞에 능청스런 모습이나, 악수에 능숙한 일은 표를 얻는데는 결정적이다. 강연과 연설이 부끄럽고 서툴러 술기운에 의지해야하고, 악수가 내키지 않으니 정치를 그만두자는 의원 부인의 푸념도 이런이유 때문이다. 계면쩍음이 사라지고 낯이 두꺼워졌을때 비로소(?) 정치인이다.

대전일보와 KBS대전이 공동으로 마련한 새해 여론조사에서도 정치수준을 그대로 보여줬다. 해가 바뀌는 시점에, 내년말 대선과 내후년 총선으로 이어질 5·31지방선거를 앞에 두고 민심향배를 측정하기위해 충청인 1000명을 대상으로한 조사결과는 유권자들의 기존정당에 대한 태도를 읽기에 충분했다.

정당간 지지는 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경합 상태였다. 마의 30%대를 넘지 못한채 우리당이 21.8%, 한나라당이 26.1%선이다. 오는 17일 창당하는 국민중심당은 7.5%로 민주노동당 7.9%보다 아래다. 여섯달전 조사보다 한나라당이 오차범위내에서 우리당을 앞서고 신당이 뜨지않은 점이 달라진 수치다.

그중에도 무당층이 34%에 이른다는 점은 흥미롭다. 셋중 한명은 맘에 드는 정당이 없다는 정치 불신층으로 보면된다. 정치 냉소주의와 무관심이 어느때보다도 심각한 수준임을 입증한 셈이다. 밑바닥 정치 민심까지도 그대로 투영된 것이라서 더더욱 씁쓸하다.

충청권에서 누가 앞서고, 어느 정당이 몇 %의 지지를 더 받느냐는 수치도 의미가 없는게 아니다. 문제는 무당층이 수개월째 요지부동이라는 사실이다. 언제든 판세를 가를 수 있는 위력도 갖고 있다. 이런 경향이 고학력, 젊은층, 도시 지역에서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무당층이 많은데는 정치실망과 불만때문이다. 속내를 보이지않는 충청권이 근래 투표율이 전국평균을 가까스로 웃도는 수치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선동정치에 줏대없이 놀아나고, 자질부족 인사들의 거드름, 무책임, 무소신, 부도덕,철새행위 등 뻔뻔함이 싫은 것이다.

신의도, 윤리도 다 내팽개치고 분열과 융합을 반복하는 정치 이합집산에 신물이 나있다. 어제는 찰떡 궁합 동지였다가 오늘은 철천지 원수가 되어있고, 다음날은 이런 저런구실로 겸상은 하되 말 한마디 없는 그렇고 그런 정치관계에 민심은 등을 돌리고 있는것이다.

무당층 충청정치 심판할 대세

또하나, 기존 정당이 유권자들과 밀착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제 입맛대로 민심과 겉돌고 있다. 정당 구성원들의 능력과 자질이 시대의 흐름이나 의식을 전혀 따르지 못한다는 게 그 증거다. 함께 가길 원하는데 내 갈길을 가겠다 고집 피워, 결국 파경에 이르는 처지와 같을까.

충청권 무당층을 보는 시각은 각각이다. 행정도시건설 등 국가정책에 적극적인 만큼 결국 여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우리당, 충청권은 전통적으로 야당이라는 한나라당, 제2의 DJP연대를 꿈꾸는 민주당, 충청권이 이제야 잠에서 깨기 시작했다는 민노당, 그리고 충청권을 전략지역으로 결사체 도모중인 국민중심당….

그러나 모두 착각일지 모른다. 충청도 사람도 모른다는게 충청도 정치다. 자민련에게 1995년 지방선거와 이듬해인 15대 총선때, 그리고 1997년 대선때 ‘모른다’면서 표를 몰아줬지만 2000년 총선때는 싸늘하게 돌아서지 않았던가. 선거전 여론조사와 정반대의 결과를 낸 2002년 지방선거와 대선, 모두 끝까지 말이 없는 충청권 무당층을 얕본탓이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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