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닌 염기교정 기술 개발… 'TALED'로 점 돌연변이 39개 교정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TALED의 아데닌 염기 교정 모식도. 사진=IBS 제공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TALED의 아데닌 염기 교정 모식도. 사진=IBS 제공

세포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교정해 유전질환과 암, 당뇨 등을 치료하는 `아데닌 염기 교정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마땅한 치료법이 없던 질환 치료는 물론 분자생물학과 유전학, 바이오제약·생명공학·농림수산업·환경 산업 분야 연구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26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은 미토콘드리아 DNA의 아데닌(A) 염기 교정 도구인 `TALED(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linked Deaminase)`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미토콘드리아 DNA에 변이가 일어나면 5000명 중 한 명 꼴로 발생하는 심각한 유전질환뿐 아니라 암·당뇨병·노화 관련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병원성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 95개 중 90개는 DNA 염기 하나가 변이된 `점 돌연변이`다. 점 돌연변이를 원래 염기로 교정하면 대부분의 병원성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 미토콘드리아 DNA 교정은 불가했다. 앞서 2020년 미토콘드리아 DNA의 시토신 염기를 티민으로 교정하는 기술이 개발됐지만, 점 돌연변이 9개(10%)만 고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IBS 연구진이 개발한 미토콘드리아 아데닌 염기 교정 기술을 활용하면, 점 돌연변이 39개(43%)를 고칠 수 있다. DNA의 표적 범위를 대폭 늘려 미토콘드리아 관련 동물 질환 모델 제작과 유전질환의 근본적인 치료 길을 열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조성익 연구원은 세균에서 유래한 `DddA 시토신 탈아미노 효소`에 주목했다. 기존 탈아미노 효소는 DNA 단일 가닥에 작동하는 반면 DddA는 이중가닥에 작동한다. 연구진은 DddA가 DNA 이중가닥을 일시적으로 풀어 탈아미노효소를 DNA 이중 가닥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에 DddA와 아데닌 탈아미노 효소를 융합한 염기 교정 기술인 TALED를 제작했다.

TALED를 인간 미토콘드리아 DNA에 적용한 결과, 아데닌이 탈아민화되며 구아닌으로 치환됐다. 아데닌 염기 교정에 성공한 것이다. 나아가 시토신 탈아민화 효율을 높이는 UGI 단백질을 TALED에 융합하면 시토신과 아데닌의 염기 교정을 동시에 일으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동시 교정은 원하는 유전자의 무작위 돌연변이 유발에, 아데닌 염기의 선택적 교정은 질병 치료 또는 질병 모델 제작에 사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17개의 미토콘드리아 DNA 내 표적 염기서열에 대해 TALED를 만들어 검증했으며, 최대 49%에 달하는 높은 교정 효율을 보였다.

김진수 전 단장은 "TALED는 다른 세포소기관인 엽록체에서도 작동 가능해 식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분자생물학과 유전학, 바이오제약·생명공학·농림수산업·환경 산업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셀(Cell)`에 26일자로 게재됐다.
 

3가지 TALED의 구조. 사진=IBS 제공
3가지 TALED의 구조. 사진=IBS 제공
여러 미토콘드리아 DNA 표적에서 나타나는 아데닌 염기 교정 효율. 사진=IBS 제공
여러 미토콘드리아 DNA 표적에서 나타나는 아데닌 염기 교정 효율. 사진=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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