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과 여성건강
내 몸 사랑하기…'보디 포지티브' 확산
기능성 보정속옷, 목·등 통증 유발
몸에 맞는 속옷 사이즈 정확히 알아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건강한 삶을 즐기자는 취지이며 `자기 몸 긍정주의`라고도 불린다.

이 같은 트렌드는 속옷에도 반영되고 있다. 과거에는 화려한 디자인에 몸매를 보정해주는 속옷이 인기였지만 최근엔 자연스러운 실루엣과 편안한 착용감의 속옷이 각광받는 추세다. 지난해 한 여성 언더웨어 브랜드에서 약 8000명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여성들의 속옷 선택 기준 1위는 `편안함(72.9%)`인 것으로 나타났다.

속옷은 혈액순환과 체형에 직결돼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 때문에 보디 포지티브와 같이 편안함을 추구하는 움직임은 긍정적인 신호다. 김순아 대전자생한방병원 원장의 도움말로 속옷과 여성건강의 연관성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보정속옷, 짧게 입고 압박강도 줄여야=보정속옷은 맵시를 살리기 위해 몸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어깨 끈이 조여 목과 등에 통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몸을 조이는 밴드 부분은 어깨를 구부러지게 하는 데 이어 머리만 앞으로 내민 `일자목증후군` 자세를 취하게 만든다. 일자목증후군은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를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목 통증의 대표적인 원인이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홑겹 브래지어나 브라렛을 착용하고, 보정속옷은 꼭 필요한 시간에만 짧게 입고 외출 후에는 벗어 휴식을 취할 것을 권한다. 만일 보정속옷을 입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신체 사이즈보다 한 치수 크게 구매해 압박 강도를 줄이고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보정속옷을 장시간 착용한 후 목 주변 근육에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진다면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추나요법, 침, 한약 등 비수술 치료법으로 신체 균형을 바로 잡아 통증을 완화하는 한의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 원장은 "속옷이 몸을 오래 압박하는 경우 신체의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해 혈액이 정체돼 있는 현상인 어혈을 발생시키기도 한다"며 "추나요법을 통해 틀어진 뼈와 근육을 교정하고 침 치료로 목과 등 근육에 쌓인 피로와 기혈의 정체를 해소해주면 빠른 통증 회복과 자세 교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확한 속옷 사이즈로 건강하게=편안한 속옷이라 할지라도 신체 사이즈에 맞지 않는 속옷을 입으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작은 사이즈의 속옷을 입을 경우 가슴을 압박해 혈액·림프 순환이 방해되고 이로 인해 짝 가슴, 퍼진 가슴 등 가슴 모양의 변형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어깨 끈에 압박이 집중되면서 어깨 통증이 나타나거나 갈비뼈가 눌려 소화불량이 발생하기도 한다.

반대로 큰 사이즈의 속옷도 문제다. 가슴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체중이 앞쪽으로 쏠리면서 척추와 어깨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상태로 장시간 불균형한 자세를 취하면 심할 경우 척추변형으로 인한 통증도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유명 속옷 브랜드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매장 방문 고객의 약 46%는 자신의 속옷 사이즈를 모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사이즈를 알고 있다고 대답한 54%의 여성 가운데 46%는 자신의 사이즈를 실제 측정 사이즈와 다르게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 자신의 속옷 사이즈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자신에게 맞는 속옷을 입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면 브래지어 컵 가운데 부분이 붕 떠 있지 않은지 살펴보면 된다. 이 부분이 떠 있다면 자신의 컵 사이즈와 다른 속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브래지어 끈이 자주 흘러내리거나 컵이 가슴에 밀착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속옷 사이즈를 다시 측정해봐야 한다.

김 원장은 "잘못된 속옷 선택은 소화불량, 척추 변형 등 다양한 건강 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입었을 때 몸이 편하고 자신의 신체에 딱 맞는 사이즈의 속옷을 입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순아 대전자생한방병원 원장
김순아 대전자생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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