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감기만 해도 새치 염색이 가능한 `모다모다` 샴푸가 퇴출 위기에 내몰리자 개발자인 이해신 카이스트(KAIST) 교수가 "추가 독성관련 연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식약처 판단을 미뤄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 KAIST 교수와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는 2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모다모다 샴푸 원료 `1, 2, 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 성분을 사용 금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결정에 대해 유감 의사를 밝혔다.

이 교수는 사과가 공기 중에 오래 노출되면 갈색으로 변하는 원리를 이용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모다모다에 기술 이전했다. 머리를 감기만 하면 저절로 검게 염색돼 제품 출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식약처가 유럽 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SCCS) 평가보고서 등을 참고한 위해평가를 통해 THB의 사용금지를 결정하면서 퇴출 위기에 놓이게 됐다. THB 유전독성(암을 유발할 수 있는 성질)과 면역 과민 반응 중 하나인 피부 감작성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이 교수는 "이번 식약처 결정이 국민의 안전을 염려하는 취지라는 것에 공감하지만, 그 근거가 염모제를 중심으로 평가된 EU 보고서에 국한한 것은 유감"이라며 "모다모다 샴푸에 해당하는 유해성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이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잠재적 유전독성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THB 성분은 EU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사용 허가된 성분"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추가 독성관련 연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식약처의 판단을 미루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단일 성분의 문헌 연구로만 진행된 의사결정으로 오히려 소비자를 더 큰 위해환경에 노출시키는 것이 아닐지 걱정된다"며 "국내 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식약처가 주도해 실증연구와 다자간 검토 과정을 가지고 안전성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단을 미뤄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