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전국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 본격 도입
진단검사의학회, "의료인 시행해도 정확도 50% 미만, 자가는 20% 안돼"

사진=대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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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부터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응해 전국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를 통한 신속항원검사가 시행되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항원검사의 낮은 정확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전,세종,충남지역에서도 유전자 증폭(PCR) 검사보다 정확도와 민감도가 낮은 신속항원검사를 선별검사용으로 대폭 활용할 시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부는 오는 29일부터 `오미크론 대응체계`의 일환으로 전국 256개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충청 지역도 60세 이상 고령자와 역학적 필요성이 높은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은 PCR 검사를 받고, 그 외 대상자는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는다. 항원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한번 더 받고 `음성`이 나오면 귀가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선별진료소에서 항원검사 음성판정을 받으면 24시간 사용 가능한 방역패스 음성확인서를 발급받게 된다.

이처럼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PCR 검사 수요가 높을 것을 대비해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했지만, 전문가들은 PCR 검사에 비해 정확도와 민감도가 떨어져 검사결과를 신뢰하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국내에서 허가된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가 41.5%에 불과한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절반 이상은 감염됐는데도 위음성(가짜 음성)이 나온다는 뜻이다.

대전에 있는 한 의료 관계자는 "감염 초기에는 항원검사의 민감도가 매우 낮으며, 바이러스가 많이 배출되는 증상 발현 시점부터 1주일 이내에 항원검사를 사용해야만 민감도가 높다"면서 "신속항원검사를 무증상자에게 전면 도입할 경우 감염 초기 환자는 `위음성`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항원검사의 `높은 음성 예측도`를 사용 근거로 내세운 데 대해 "음성 예측도는 특정 검사법에서 코로나 검사 결과가 음성일 경우 그 사람이 실제로 환자가 아닐 확률로, 질병의 유병률에 따라 달라진다. 유병률이 낮은 상황에서는 성능이 나쁜 검사법을 쓰더라도 대부분의 검사 대상자가 감염자가 아닌 탓에 음성 예측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증상자 선별검사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성능은 음성 예측도가 아니라 최대한 감염 환자를 많이 찾을 수 있는 `높은 민감도`"라면서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 자가로 검사하면 20% 미만"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학회는 자칫 신속항원검사가 방역의 공백이 될 것을 우려하며 PCR 검사의 확대를 대안책으로 내세웠다. 불가피하게 항원검사를 시행해야 할 경우 의료인이 직접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학회는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무증상자에게 성능이 우수하지 못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가 아닌, 성능이 우수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더 적극 시행하고 의료인이 하는 항원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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