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재·보궐 무공천 결정
국힘, 청주 상당 재탈환 호기
공천 잡음 최소화가 관건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5곳 중 3곳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여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야당의 무혈입성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주당이 무공천을 결정한 3곳은 서울 종로·경기 안성·충북 청주 상당 등 3곳이다. 이런 결정은 대선에 올인 하겠다는 민주당의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이들 3곳에서 재보선이 실시되는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는 사실을 자인한 셈이다. 이에 스스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민주당이 무공천을 공식 발표한 것은 지난 25일 이었다. 이날 오전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송 대표 자신의 차기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어 송 대표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3곳에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다행인 것은 청주 상당에서 재선에 출마 채비에 나섰던 유력 주자들은 당의 입장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청주 상당 재선거에는 김형근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장선배 충북도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 중에 있었다. 이중 장선배 도의원은 "많은 당원들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정당정치의 본질이라며 아쉬움을 떨쳐 내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어쩌겠는가. 정치적인 유·불리를 떠나 공당의 의무이자 책임정치라는 고뇌에 찬 결정 또한 그르지 않다"면서 당의 결정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의 `무공천` 카드에 국민의힘은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야 양당의 대결 구도에서 여당이 `무공천` 카드를 빼들은 것은 사실상 의석을 한자리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여당의 `무공천` 카드에 야당은 꽃놀이패를 손에 쥐게 됐다. 국민의힘은 충북의 정치 1번지인 청주 상당구를 재탈환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하지만 꽃놀이패를 쥐게 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상황을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재선거에서 당선 확률이 높아진 만큼 내부 공천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어서다. 이번 선거는 공천이 곧 당선이란 등식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윤갑근 전 충북도당 위원장과 정우택 충북도당 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윤 전 위원장과 정 위원장은 본선 진출을 위한 공천장을 거머쥐기 위해 한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경쟁 구도를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4일 3·9 재·보궐선거 공천을 관장할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후보자 접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관위는 청주 상당의 경우 100%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로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직 공관위가 공식 공천 방식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해 보면 오는 2월 4일까지 공천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이날까지 공천을 신청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상당구를 대상으로 비대면 전화 여론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여론조사 결과로 본선 행에 올라탈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여론조사 결과는 이르면 2월 10일 이전에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본선 행 후보 결정을 앞두고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정당한 절차에 의한 정직하고 힘 있는 일꾼을 재선거에 내세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권교체와 상당 재선거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자칫 공천과정에서 절차상 하자나 잡음을 문제 삼아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기저에 깔려있다. 이에 국민의힘이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당 재선거의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고 대선 승리를 견인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특히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 탈출을 위해 공천을 포기한 민주당의 극약처방이 지지율을 반전시킬 돌파구가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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