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광호 지방부 충주주재 부국장
진광호 지방부 충주주재 부국장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 1980-90년대 만해도 이 문구가 국민들 뇌리에 깊게 박혀 있었다. "단군 할아버지가 터를 잘못 잡았다"는 말도 농담처럼 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은 땅만 파면 물보다 기름이 많이 나올 정도였다. 그들을 동경하고 부러워했다. 부러워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바닥에 깔고 앉은 기름으로 경제적 부흥을 이룬 열사의 땅에서 한국의 산업 역군들은 모진 수모를 겪으며 일해 경제 발전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석유의 시대는 점차 저물어 가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게는 기회가 왔다. 제대로 된 자원이 없는 불모지인 한국은 2000년 대 들어서면서 부단한 노력 덕으로 반도체와 첨단기기를 중심으로 비약적으로 산업 발전을 이뤘다. 특히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는 전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모든 전자기기는 물론 자동차에 까지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반도체가 없다면 모든 산업이 멈출 수 밖에 없다. 여기에 4차 산업시대 핵심인 전기차에 쓰이고 배터리도 세계시장에서 한국산이 큰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이 모든 미래산업들이 충주를 포함한 충청권에서 급성장하고 있으며, 국가 성장의 원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변방의 작은 나라로 여겼던 한국이 없다면 세계 경제가 멈출 수 있다는 자조석인 전망도 흔히 볼 수 있다. 절대 기술의 보유국이 된 것이다. 아울러 BTS를 중심으로 세계에 퍼지는 K-콘텐츠는 세계인들의 삶은 잠식하고 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김구 선생의 말이 이제 현실이 된 것. 이탈리아의 한 매체는 한국 하면 떠오르는 것을 요약하며 "첨단기술, 자동차, 문화, 라이프 스타일, 깨끗한 외며, 패션브랜드를 수출하는 나라"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토록 부러워했던 산유국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제 또 다른 新산유국의 꿈이 영글어 가고 있는 것이다. 어제보다는 내일이 기대되는 우리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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