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대 베이스볼 드림파크 계룡건설 수주
한밭종합운동장 故 이인구 명예회장 작품
전국구 도약 이승찬 대표이사 계통성 이어

왼쪽부터 고(故)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대전한밭종합운동장. 사진=계룡건설 제공
왼쪽부터 고(故)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대전한밭종합운동장. 사진=계룡건설 제공

계룡건설이 반세기 만에 새로 들어서는 대전 신축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짓는다. 대전·충청권 건설업계에서 맏형을 자임하는 시공능력평가 10위권의 전국구 건설사 계룡건설로서도 의미가 남다른 사업으로 평가된다.

고(故) 이인구(2017년 타계) 계룡건설 명예회장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주변 만류를 뿌리치고 떠맡아 1979년 완공해낸 것이 오늘날 한밭종합운동장으로 불리는 `대전공설운동장`이다. 그 아들 이승찬(46) 계룡건설 사장은 선친의 불굴의 의지와 피땀 어린 한밭종합운동장을 스스로 허물어 역사적 작별을 고하고 그 자리에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세우는 계통성을 확보하게 됐다.

계룡건설은 1970년 창립 후 지역 중소업체에서 2조 원대 매출을 올리는 중견건설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결정적인 도약의 발판이 된 대전공설운동장의 추억을 온전히 간직한 채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대전시민과 전국 야구팬들의 랜드마크로 조성해야 하는 역사적 건축 과제를 부여받았다.

◇일로매진(一路邁進)=시민들에게 대전공설운동장으로 더 친숙한 한밭종합운동장은 1979년 `갑년체전`이라 명명된 제60회 전국체전 개최를 위한 시설이었다. 1978년 16억 원 규모의 대형공사로 발주돼 서울지역 건설업체가 시공을 맡았다.

하지만 전국체전 개막 불과 6개월을 앞두고 이 회사가 도산하면서 공사는 전면중단에 이른다. 발등에 불 떨어진 충남도는 여러 대규모 건설사에 공사 재개를 요청했으나 `절대 공기(工期) 부족`이라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었다. 이대로라면 전국체전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다. 이 때 이인구 회장은 사운(社運)을 건 승부수를 던진다.

이 회장은 자신의 회고록 `일하는 보람으로 산다`에서 "끝내 주경기장 건설의 공기를 맞출 수 없다면, 체전 포기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전국체전 개최를 통해 대전 발전을 5년 이상 앞당긴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대전 개최에 한창 부풀어 있던 충남도민의 염원과 자존심이 큰 상처를 받을 것은 뻔한 일이었다"며 "`나의 인생과 사운을 걸고 이 공사를 해내겠다`는 각오로 이 공사를 떠맡기로 결단을 내렸다"고 회고했다. 이 회장은 당시 `한 길로 곧장 거침없이 나아간다`는 뜻의 한자성어 일로매진(一路邁進)을 현장 사무실에 걸어놓았다고 전해진다.

◇불가능을 가능으로=대전공설운동장 신축공사의 키를 잡은 계룡건설에 대한 바깥의 시선은 회의적이었다. 설립 10년에 불과한 신생 중소업체가 정해진 기한내 큰 공사를 마칠 수 있겠느냐 하는 의심의 눈초리다. 이 회장은 자신이 직접 현장에 나서 진두지휘체계를 갖추는 것으로 불가능의 현실을 가능한 미래로 바꿔나갔다.

회고록과 당시 계룡건설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이 회장은 현장 한복판에 고광촉 조명등을 설치하고 4층 높이 통제탑을 세운다. 여기에 망원경, 마이크, 전화, 공사계획서, 도면을 비치했다. 모든 작업자에게 위치·직종별로 색깔이 다른 안전모를 쓰도록 하고 통제탑에는 `180일 작전 앞으로 000일`이라고 커다랗게 쓴 표지판을 붙였다고 한다.

공사기간 연인원 6만 5000여 명이 투입되고 철근 1400t, 시멘트 20만 포대, 연 1만여 대의 트럭이 5만 루베(㎥)의 흙을 실어 날랐다. 이인구의 계룡건설은 그렇게 완공목표일을 며칠 앞당겨 공사를 마쳤고 1979년 10월 5일 대전공설운동장 메인스타디움에서는 제60회 전국체전이 막을 올릴 수 있었다.

◇2025 프로야구 팡파르 울린다=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사업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된 계룡건설 컨소시엄은 계룡건설을 주관사로 한화건설, 대전 중견건설사 금성백조와 함께 중소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실시설계와 시공권을 갖는 `실시설계 적격자`는 설계점수(70%)와 가격점수(30%)에 가중치를 부여해 각각 평가한 결과를 합산한 점수가 가장 높은 업체로 선정되는데 이달 12일 대전시의 기본설계 심의 결과 계룡건설 컨소시엄은 종합접수 97.26점을 획득했다. 87.26점의 태영건설 컨소시엄과 10점 차이로 사실상 수주를 확정지었다.

계룡건설은 100점 만점 중 배점이 가장 높은 건축계획(35점) 평가에서 태영건설과 3점 이상 우위를 점했다. 이어 진행된 조달청의 가격 개찰에서 계룡건설은 공사추정금액 1476억 3300만 원의 99.99%에 해당하는 1476억 3000만 원을 써내 가격점수 28.9541점, 설계점수 68.08점 등 총 97.0341점으로 태영건설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태영건설은 공사추정금액 대비 51억 5000만 원 적은 1424억 8300만 원을 적어 가격점수에서 계룡건설에 앞섰지만 가중치 비중이 절대적인 설계점수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평점 91.08점으로 무릎 꿇었다. 이로써 지난해 8월 시작된 대전지역 대규모 관급 스포츠시설 건축공사의 승자는 계룡건설로 결론났다.

계룡건설 컨소시엄은 연면적 5만 1399㎡,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관람석 2만 7석(비고정석 포함 2만 607석)의 기본설계안을 토대로 시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스포츠 복합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계획대로 올 8월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10월 본공사에 착수, 2024년 12월 완공하면 2025년 3월 신축 명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대전시는 보고 있다.

위쪽부터 이승찬 계룡건설 사장, 계룡건설의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감도. 사진=계룡건설·대전시 제공
위쪽부터 이승찬 계룡건설 사장, 계룡건설의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감도. 사진=계룡건설·대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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