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살해 계획에 대해선 "아니오"
경찰 "계획 아닌 우발적 사건으로 봐"

21일 오전 10시 30분 유치장이 있는 천안동남경찰서 앞에서 조현진이 검찰 송치를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21일 오전 10시 30분 유치장이 있는 천안동남경찰서 앞에서 조현진이 검찰 송치를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천안]천안서북경찰서는 21일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조현진(27)을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 송치했다.

조현진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천안동남경찰서 유치장 앞에서 검찰로 송치 전 취재진에 얼굴을 드러냈다.

조 씨는 유족과 피해자에게 "미안하다"고 짧게 심경을 밝혔다.

전 여자친구를 죽인 것은 맞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사전에 살해할 생각이 있었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했지만 흉기를 준비한 이유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별을 왜 받아들이지 못했냐는 질문에도 "모르겠다"고 했다.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조현진은 지난 12일 오후 9시 40분 께 전 여자친구 A씨가 사는 성정동 소재 원룸을 찾아가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범행 당시 A씨는 전날 고향에서 올라온 A씨 어머니와 함께 있었다. 조현진은 A씨에게 얘기하자며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근 뒤 미리 준비한 흉기로 A씨를 수차례 찔렀다. 조현진은 범행 직후 화장실 앞에 있던 A씨 어머니를 밀치고 도주했으나 경찰에 5시간여 만에 체포됐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조 씨는 A씨와 3개월 간 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진 송치 후 취재진과 만난 고욱환 서북서 형사과장은 "혐의는 다 인정하고 있다"며 "치밀하게 계획한 사건으로 보지 않고 있다. 우발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씨가 흉기를 준비한 것에 대해선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며 "여자친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충남경찰청은 지난 19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조 씨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충남경찰청에서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신상공개심의위원회는 "사안이 중하고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으며 조 씨의 재범 위험성도 높아 보인다"며 "교제 범죄에 대한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1일 오전 10시 30분 유치장이 있는 천안동남경찰서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마친 조현진이 검찰 송치되기 위해 경찰에 끌려가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21일 오전 10시 30분 유치장이 있는 천안동남경찰서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마친 조현진이 검찰 송치되기 위해 경찰에 끌려가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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