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을 47일 앞두고 대전시민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시선을 끌고 있다. 대전일보가 (주)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6-17일 이틀 동안 대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41.1%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민주당 이재명 후보 32.8%,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12.6%, 정의당 심상정 후보 3.4%,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 1.0%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이 아닌 특정 지역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했지만 충분히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충청권은 역대 대선에서 전국의 축소판 성격을 띠었고, 대전은 충청권의 여론을 선도하는 지역이나 다름없다.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역별로 다른 민심을 한꺼번에 파악하기 쉽지 않은데 전국의 판세를 유추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충청권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여론조사는 비록 대전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지만 충청권의 민심, 나아가 전국의 민심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역대 대선에서 충청권의 표심은 당락을 결정짓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과거 4차례 대선에서도 영호남의 패권 구도 속에 충청권에서 승리한 사람이 청와대에 입성했다. 2017년 19대 대선은 민주당 문재인 후보, 2012년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2007년 대선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충청권의 민심을 얻으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국 유권자의 지지율이 충청권 유권자들의 지지율과 궤를 같이 해 왔다고 보면 된다. 이번 대선도 충청권의 민심이 승패를 가르는 균형추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아직까지 충청권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기는 힘들다. 충청권에서도 윤 후보와 이 후보가 연초부터 엎치락뒤치락 1, 2위를 다투고 있다. 지지율 1위 후보가 독주하면서 대세론을 유지했던 역대 선거와 사뭇 다른 양상이다. 대선 후보 간 정책 대결보다는 비호감 대결로 치닫으면서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금세 지지율이 빠져 버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번 대선은 끝까지 판세를 모를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선판이 오리무중이라는 얘기인데 이럴 때일수록 대선 후보들은 충청권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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