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원 충남취재본부 기자
박상원 충남취재본부 기자

지난해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연중기획 휴먼스토리`라는 주제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총 8명이 인터뷰 대상으로 뽑혔으며 이들은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기부자들이었다. 사실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는 기부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기부금이 엉뚱한 곳에 쓰이는 것 아닌지, 정말 어려움 사람들에게 돈이 돌아가는지 등 의심이 많았다. 또, 기부자들은 굳이 사비를 들여 왜 기부를 하는지 등 스스로 생각해도 `기부 냉소론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면 할수록 내 생각들이 부끄러워졌다. 이들은 그저 돈이 많다고 기부를 한 것이 아니라, 어려웠던 과거를 극복하고 자신이 받았던 도움을 다시 돌려주는 데 기인했기 때문이다. 부여에 거주하는 기부자 A씨는 국가유공자로서 매달 나오는 수당을 모아 5년 동안 1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더욱이 그는 집에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취약계층을 위해 상수도를 무료로 설치해주기도 했다. 자신이 어린시절 힘들게 살았기 때문에 그 어려움을 더 잘 안다는 마음 때문이다. 또 다른 기부자 B씨는 사업 실패 등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했지만, 지인이 조건 없이 빌려준 5000만 원으로 다시 사업을 시작해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자신이 받았던 도움을 남들에게도 조건 없이 주기 위해 기부를 마음먹었다고 한다.

이밖에도 다른 기부자들도 기부를 하게 된 계기가 서로 비슷했다. 특히 모두가 입을 맞춘 것처럼 "현재 내가 돈이 아무리 많다고 해서 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막상 기부를 해보면 별게 아니며, 나에게 돌아오는 행복이 더 크다"며 입을 모았다. 처음에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땐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8차례 인터뷰를 계기로 이들의 마음을 작게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기부문화가 침체되는 등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그래도 올 한해 만큼은 서로가 희망을 잃지 않는 따듯한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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