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책을 탐하다(윤길수 지음)=장서가가 들려주는 책과 사람, 그리고 서점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됐다. 중3 때 학교 근처 헌책방에서 정지용의 시편을 접한 후 장서가의 길로 들어선 저자는 희소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과 유길준의 `서유견문` 등 1만 5000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독서를 오감을 총동원해야 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라고 표현한다.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읽으며, 소리내 낭송하고 냄새를 맡는 행위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은 읽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활자 너머의 세계를 만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을 덮고 나면 당신의 발길은 지상의 아름다운 책을 만나기 위해 서점을 향하고 있을 것이다. 궁리·520쪽·2만 8000원

◇슬픔 이후의 슬픔(호프 에덜먼 지음·김재경 옮김)=사랑하는 이를 잃은 순간부터 애도는 평생 계속된다. 저자는 사랑하는 이와의 사별로 인한 슬픔을 억지로 극복하거나 없애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10대 시절에 어머니를, 20대 때 아버지를 잃은 자신의 경험과 그동안 겪어온 감정을 세심하게 돌아보며 자기 고백을 털어놓는다. 동시에 오래전 사별을 경험한 사람들 100명 이상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수많은 상실을 들여다본다. 이를 통해 어떻게 하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슬픔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을지, 거대하고도 깊은 상실의 슬픔을 끌어안으면서도 보다 건강하게 삶을 지속해나갈 수 있을지를 탐구한다. 끝나지 않는 애도에 관한 깊고도 다정한 통찰. 다산초당·440쪽·1만 8000원

◇스티븐 프라이의 그리스 신화: 트로이 전쟁(스티븐 프라이 지음·이영아 옮김)=그리스 신화 속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사건은 바로 트로이 전쟁일 것이다. 강렬한 개성을 지닌 영웅들이 등장해 서로 무용과 지략을 겨루는 그 장대하고 비극적인 이야기는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이 책은 저자의 `그리스 신화`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트로이의 건국부터 몰락을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오만하고도 경솔한 아가멤논, 영악하고 이기적인 오디세우스, 혈기 넘치는 아킬레우스 등 다양한 인물 군상이 생생하게 묘사돼 누구든 즐겁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또한, 현대적인 시각과 언어로 그리스 신화를 다시 집필해 우리 시대의 가치관을 반영한 서술로 공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건 덤이다. 21세기 버전의 그리스 신화를 읽고 싶다면 이 책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현암사·432쪽·1만 9500원

◇말투 연습을 시작합니다(신경원 지음)=지인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진심이 통하지 않아 답답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회사 상사, 동료들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뤄내고, 친구나 가족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있어 말투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말투로 인해 오해가 생기고 말투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일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쉽게 일어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누구나 연습을 통해 자신의 말투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말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고, 같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반복 연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얻고 호감을 주는 말투가 무엇인지 제시한다. 누구나 말투에 강점과 약점이 있다. 말투 연습을 통해 자신의 강점은 더 빛나게 하고, 약점은 보완함으로써 엉켜 버린 인간관계를 실타래 풀듯 해결해 보자. 샘터·280쪽·1만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