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파견직원 30여 명 무급 휴직 들어가
고용보험 상실 안돼 실업급여 수급 어려워, 협력업체 유급휴직 지원금 포기
귀뚜라미 "근무지 이전, 취업연계 등 제안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아"

귀뚜라미 보일러 협력업체가 소속 직원들에게 무급휴직을 통보한 SNS 메시지 캡쳐. 사진=제보자 제공
귀뚜라미 보일러 협력업체가 소속 직원들에게 무급휴직을 통보한 SNS 메시지 캡쳐. 사진=제보자 제공

[아산]화재로 생산공장 2동이 전소된 귀뚜라미보일러 아산공장의 일부 협력업체 직원들이 무기한 무급휴직을 통보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대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화재로 소실된 귀뚜라미보일러 아산공장 A동과 F동에서 근무하던 협력업체 파견 직원들 30여 명이 무기한 무급휴직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들은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대기하라고 통보받았다. A동과 F동에는 협력업체 120여 명과 정직원 230여 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며 이 중 200여 명은 청도공장으로 전환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업체 직원들은 고용보장을 우려하고 있다. 해당 협력업체들은 인력 파견 업체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는 소속 직원들의 고용보장이 불가능 하다. 생산동이 소실되며 조직자체가 해체된 직원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뚜라미보일러 아산공장 협력업체 한 직원은 "본사에서는 아직 대책이 나온 것이 없다고 했다. 5월이면 복귀할 수 있다는 말도 있었다"며 "공장 복구도 기약이 없고 복구 되도 이전 업무로 돌아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가 없다. 하청업체라 해직도 쉽다"고 토로했다.

한 순간에 일자리를 잃게 된 협력업체 직원들은 당장의 수입이 걱정이다. 귀뚜라미 보일러의 협력업체들은 유급 휴직시 받을 수 있는 고용유지 지원금을 포기하고 있다. 고용유지 지원금은 유급휴직 시 회사가 지급하는 급여의 2/3를 지원하는 제도다. 그러나 인력파견으로 수익을 내는 협력업체에게는 다른 별다른 수익없이 직원 급여의 1/3도 부담이다. 귀뚜라미의 고용유지지원금 접수를 전담하고 있는 천안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담당자는 "업체들의 상담은 많았지만 신청은 한 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산시도 귀뚜라미 보일러 측과 직원들의 고용 보장와 취업 연계 지원을 협의했으나 고용유지와 관련한 귀뚜라미 보일러의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업급여 수급도 어려운 실정이다. 고용보험 상실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고용보험 상실은 곧 퇴직을 의미한다. 귀뚜라미보일러로 근무 복귀할 수도 있다는 희망에 직원들은 고용보험 상실 요청을 꺼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은 고용보험 가입이 필요없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귀뚜라미 측은 협력업체 직원들의 근무지 이전, 취업연계 등을 제안했으나 일부 직원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귀뚜라미 보일러 관계자는 "일할 분들이 굉장히 필요한 상황이다. 청도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숙소, 식사, 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나머지 소실되지 않은 곳에서도 협력업체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업무에 있던 직원들이 업무를 연속으로 원하고 있지만 못하는 사정"이라며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그분들이 고용조치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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