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 “당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인생사 참 힘들다”
“내 사전에 탈당은 없는데... 어머니, 저 탈당해야 됩니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국립공원에 들어갈 때 지불하는 문화재 관람료 관련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극심한 반발과 사퇴 압력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이재명 대선 후보 측근으로부터 `자진 탈당`을 권유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정 의원 충남 금산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으며 이후 19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구 을 지역의 국회의원으로 당선했다.


정 의원은 19일 0시 무렵l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핵관이 찾아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주장했다.

정 의원이 지칭하는 `이핵관`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 후보의 측근을 자칭타칭 의미하는 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 이른바 `윤핵관`에 빗대 이재명 후보의 측근이 자신을 찾아왔다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라며 `이 후보의 뜻`을 전달받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는 컷오프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며 "내 사전엔 탈당과 이혼이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자신의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촉발된 현 상황에 대해 "당을 떠날 수 없다고"라며 "여러 달 동안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참 많이 힘들게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버티며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루하루 꺾이는 무릎을 곧추 세웠다"고 적은 뒤 곧이어 "인생사 참 힘들다"고 거듭 어려움과 괴로움을 호소했다.

이어 체념한 듯 "이러다 또 잘리겠지요. 아프다. 슬프다"고 적은 정 의원은 "당이 저를 버려도 저는 당을 버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당을 위해 대선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지난 컷오프때처럼..."이라고 상념이 교차하는 듯 말을 흐렸다.

"저는 민주당을 사랑한다. 저는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한 정 의원은 좀 느닷없이 `어머니`를 찾으며 "어머니, 저 탈당해야 됩니까?"라고 묻는 말로 페이스북 글을 마쳤다.

정 의원의 해당 페이스북 글엔 19일 오전 7시 현재 "힘내라"는 정 의원 지지자들의 격려와 응원의 글이 750건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3400명 넘는 네티즌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이 가운데엔 정신대 문제 해결에 노력한 점 등을 인정받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했지만 여러 논란과 의혹 속에 민주당에서 제명당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이모티콘`를 눌러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윤 의원이 누른 이모티콘은 `좋아요`는 아니고 통상 뭔가 궁금하거나 호기심, 의문이 있을 때 `흠~~` 하며 뭔가를 생각하는 표정의 이모티콘이다.

기자가 정 의원의 해당 페이스북 글에 이모티콘을 누른 `윤미향`의 페이스북을 타고 들어가 확인한 결과 해당 이모티콘을 누른 윤미향은 무소속 윤미향 의원인 걸로 확인됐다.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선 정 의원 관련해 별다른 언급은 하진 않았다.

정청래 의원은 앞서 지난해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엄청난 반발과 비판을 받았다.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전국의 유명 사찰마다 정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여기에 문광부의 천주교 캐럴 캠페인 지원 등 그동안 누적되어온 문재인 정부의 `종교 편향`에 대한 불만이 더해지면서 불교계의 분노와 반발은 극에 달했다.

이재명 후보가 지난해 11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하고, 송영길 대표나 윤호중 원내대표도 기회 있을 때마다 전국의 사찰을 찾아 불심 달래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불교계는 정청래 의원 퇴진 요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문화재 관람료는 사찰이 임의로 걷는 게 아니라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립공원과 문화재 관리를 위해 걷는 것인데 이를 `통행세`,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한 건 청정도량과 스님들을 사기꾼이나 불량배로 매도해 모욕한 것이라는 게 불교계 입장이다.

이와 관련 불교계는 오는 21일 현 정부의 종교적 편향과 불교 폄훼를 규탄하는 대규모 `전국승려대회`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개최할 예정이다.

코로나 사태 국면에서 불교계가 비판을 무릅쓰고 전국승려대회를 강행하려는 건 그만큼 불교계의 분노가 크다는 반증이기도 한데, 조계종 종교편향 불교왜곡 범대책위원회는 이날 전국승려대회에 조계종 교구본사 소속 승려와 천태종·태고종 등 30개 종단 협의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승려 등 5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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