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심 소령, 탈출 의사 표명한 뒤에도 조종간 잡아
14일 영결식 엄수 이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

고(故) 심정민 소령. 사진=공군본부 제공
고(故) 심정민 소령. 사진=공군본부 제공

대전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인 공군 F-5E 전투기의 조종사 故 심정민 소령이 지난 11일 임무 수행 중 추락 직전까지 민가를 피하기 위해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 비행사고 대책본부는 13일 일부 비행기록장치를 분석한 결과 심정민(28) 소령이 탈출을 시도하지 않고 조종간을 끝까지 잡은 채 민가로부터 100m 가량 떨어진 야산에 충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추락한 전투기는 11일 오후 1시 43분쯤 수원기지에서 정상적으로 이륙했지만 상승하면서 좌측으로 선회하던 중 양쪽 엔진에 화재 경고등이 점등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심 소령은 긴급착륙을 위해 수원기지로 선회했으나 조종계통의 결함이 추가로 발생했고, 항공기 기수가 급격히 강화되자 비상탈출 의도를 표명했다.

그러나 항공기 진행 방향에 다수의 민가가 위치해 있었고 심 소령은 조종간을 끝까지 놓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F-5E 전투기의 비상탈출 좌석은 신형 사출좌석으로 교체돼 항공기 속도나 고도와 무관하게 사출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관계자는 "인근 지역이 모두 민가 밀집지역이었다"면서 "비행경로 등을 토대로 살핀 결과 심 소령이 조금 더 회피기동을 하려다가 함께 추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심 소령은 공군사관학교 46기로 평소 "언제까지나 전투기 조종사로서 살고 싶다"는 말을 자주할 만큼 자부심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학생조종사 시절부터 비행연구에 매진해 비행훈련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했고 조종사로서의 기량도 뛰어났다는 평가받았다.

한편 심 소령의 영결식은 14일 소속부대인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서 엄수되며 같은 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안장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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