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지역大 레슬링 선수 20명과 합동 훈련 후 오미크론 확진
감염경위 불분명·높은 전파력 등 확산세 커질까 방역당국 '촉각'

대전 지역에서도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로 해외입국자에게서 나타났던 오미크론 감염이 아니라 첫 지역 내 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초긴장 상황에 처하고 있다.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높은 것은 물론 감염경위 파악이 쉽지 않아 확산세 차단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대전시에 따르면 유성구의 한 온천호텔에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2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해당 호텔은 지난 3-8일 경북의 한 대학 레슬링 선수단 20명이 합숙훈련을 위해 이용한 곳이다. 이들은 한 실내체육관에서 유성구청 레슬링부와 합동훈련을 4차례나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의 한 대학 레슬링 선수단 감독이 확진자로 판명난 뒤 합동훈련에 참여한 대전과 경북 레슬링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28명 중 1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유성구청 레슬링 감독과 대전 선수 3명, 경북 선수 4명은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호텔 이용객 60대 1명도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전날까지 대전지역 오미크론 누적 확진자는 총 77명으로 증가 추세를 띠고 있다.

시 방역당국은 모든 확진자에 대해 추가로 오미크론 검사를 진행하며 확산 방지에 나섰다. 특히 이번 오미크론 감염은 그동안 미국 등 해외에서 귀국한 해외입국자를 중심으로 퍼졌던 것과 달리 지역사회에서 다수 전파된 첫 사례이기 때문에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동한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이전까지 해외입국자를 중심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었다. 지역감염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델타 변이 때도 확산세가 커지는 데 한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번 오미크론도 확산이 시작된다면 어쩌면 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하고 감염경위 파악이 어려운 것도 확산세 차단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진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함께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하는 등 접촉을 통해 전염되지만, 오미크론은 잠깐 스치거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도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이유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3배 정도 강한 전파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시 방역당국 한 관계자는 "오미크론은 비말 전파보다 훨씬 강한 변이 바이러스다. 때문에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 의해 감염됐는지 파악하기가 더 힘들뿐더러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정부에서도 이달 말부터 오미크론의 급격한 유행이 시작돼 오는 3월 중에는 확진자가 2만 명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해 다음달까지 치료 병상을 900여 개로 늘리고, 재택치료 전담팀을 편성해 대응할 계획이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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