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미술관 기획전 '안목: 청관재 이응노 컬렉션'

이응노(1946), `3.1운동`, 종이에 수묵담채, 청관재 소장.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이응노(1946), `3.1운동`, 종이에 수묵담채, 청관재 소장.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이응노미술관이 올해 첫 전시 `안목: 청관재 이응노 컬렉션`을 오는 18일부터 4월 10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미술품 애호가인 청관재 조재진과 박경임이 수집해 온 이응노 작품 10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1930-40년대 초기 작품부터 80년대 문자추상, 군상 작품까지 아우른 이번 전시는 그동안 미술관에서 만나보지 못했던 그의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다.

1부 `이응노, 이름을 알리다`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접하기 힘들었던 이응노의 초기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1930년대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수상한 `대죽(1932)`과 `분난(1933)`, `매(1934)`를 전시한다. 광복 이후 재건하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면밀히 관찰, 표현한 풍속화도 만날 수 있다.

1950년대 작품들로 구성된 2부 `이응노, 세상과 마주하다`에서는 화재(畵材)와 기법에서 자신만의 색채를 적립해 나가며 예술세계를 확장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휴전 이후 서울에 정착한 그는 발달하는 도시의 풍경과 바쁜 사람들의 일상을 화폭에 담았다. 이 때부터 과감한 필치의 선과 획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구상 그림은 반추상으로 나아갔다. 특히 대상을 확대하거나 해체하며, 화면 안에 펼쳐졌던 공간은 점차 평면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3부 `이응노, 세계로`에서는 유럽 활동 시기에 그려진 작품을 볼 수 있다. 이응노는 유럽화단에서 종이 콜라주와 추상 작업 등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이후 미술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미국, 독일, 스위스, 브라질 등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미술 교육을 통해 동양미술을 알리기 위해 힘썼다. 이 과정에서 보다 구성적인 문자 추상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조각, 도자, 태피스트리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실험적인 작업을 선보였다.

마지막 `이응노, 평화를 그리다`는 그의 유명작 `군상`을 주제로 한다. 인간의 삶에 대한 관심과 관찰은 1960년대부터 인간의 형태로 화폭에 등장해 1980년대에는 군집을 이룬 인간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1980년 5월 전남 광주시(現 광주광역시)에서 자유와 평화를 갈망했던 사람들의 움직임에 그의 예술세계를 응축시켜 세계 곳곳에서 종교, 민족, 인종 차별을 겪는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했다. 화폭에 담긴 시대 여행을 한 바퀴 돌고 나면 봄이 한 발짝 다가와 있을 것이다.이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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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1986), `군상`, 종이에 수묵, 청관재 소장.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이응노(1986), `군상`, 종이에 수묵, 청관재 소장.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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