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을 두 달 앞두고 야권 후보의 단일화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이룬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맞서는 구도다.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절대 2강 구도였던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야권 후보 단일화는 별로 힘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안 후보가 치고 올라오면서 대선 판에 일대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갤럽의 1월 첫째 주 대선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 36%, 윤 후보 26%, 안 후보 15.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좀처럼 40%의 벽을 넘지 못하고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윤 후보는 선대위 개편,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으로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1위 자리를 내줬다. 이 와중에 안 후보는 윤 후보를 떠난 청년층과 중도층을 흡수하면서 야권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의 대선 판세는 여권 후보가 앞서가고 다수의 야권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이런 구도에서 여권 후보의 당선은 자명해진다. 야권이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2017년 대선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가 솔솔 나온다. 당시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후보의 보수표가 분산되면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불과 41.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번에도 야권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2, 3등 싸움만 하다 끝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아직까지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다. 윤 후보는 "정치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안 후보 측도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정권교체를 위해 출사표를 던졌지만 단일화에 대해서는 섣불리 속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먼저 `단일화 카드`를 꺼냈다가는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야권의 단일화는 당장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는 않겠지만 선거 막판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후보 단일화에 대한 국민 여론이 나쁘지 않고, 여론조사에서도 야권의 단일 후보가 여권의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교체론이 정권유지론을 훨씬 앞지르고 있는 것도 야권 단일화의 명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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