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춘엽 한국소비자원 대전지원장
여춘엽 한국소비자원 대전지원장

요즘 추운 날씨와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TV 보는 시간도 늘어났다. 여러 채널을 돌려보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 관련 공익광고가 눈에 많이 들어온다. 문득 환경에 대한 걱정과 함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2020년 12월 25일부터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 투명(무색)페트병 분리배출 정책이 시행됐고, 지난해 12월 25일부터 단독주택까지 확대·시행됐다.

별도 분리 배출된 투명페트병이 옷이나 가방 등 가치가 높은 재활용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고품질 재생원료로 재활용된다면 순환 경제 구축의 밑바탕이 될 뿐 아니라 지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분리배출 현장에서는 여전히 투명페트병의 라벨이 분리되지 않은 채 배출되거나, 일반 플라스틱과 함께 뒤섞여 배출되는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에서 6개월 이내에 투명페트병을 분리 배출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70.6%는 `라벨 제거`가 분리배출 과정에서 가장 불편했고, 64.3%는 분리배출 시 `보조도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거주지 분리수거 공간에 `관련 안내가 없었다`고 답한 소비자는 44.5%였다. 특히 공동주택보다 단독주택 등에서 관련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2.5배 정도 낮아 단독주택 등에서 관련 정보를 적극 홍보할 필요성이 크다.

소비자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사업자들에게 투명페트병에 부착된 라벨이 쉽게 분리될 수 있도록 용기 구조와 절취선 개선, 무라벨 제품 출시 확대 등을 권고했다. 사업자들도 이에 공감하고 개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또 재활용업체에선 분리배출된 투명페트병이 일반 플라스틱과 뒤섞이지 않고 고품질 재활용 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전용 수거차량이나 장비를 제대로 갖춰야 할 것이다.

자손에게 물려줘야 할 이 땅을 더 이상 오염시켜지 않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투명페트병 분리배출과 같은 생활 속의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춘엽 한국소비자원 대전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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