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선대위가 결국 전면 개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어제 오전 새해 첫 선대위 회의에서 대수술을 예고했고, 오후에는 김 위원장을 필두로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총괄본부장, 새시대본부장까지 모두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과 윤석열 후보 모두 그동안 선대위 개편에 부정적이었는데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극약 처방을 들고 나왔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선을 그르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선대위 개편과 맞물려 어제 의총에서는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지난 한 달간 집안싸움으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의 갈등으로 촉발된 내홍이 수습되지 않으면서 대선 정국 최대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분열된 모습 앞에서는 백약이 무효이고, 좋은 정책도 신기루에 불과하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불과 2주 새 10% 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거의 6개월 동안 앞서있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두 달 전만 하더라도 정권교체론이 정권유지론을 20% 포인트 이상 앞섰지만 이것도 비슷해졌다.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의힘 후보에 기본 점수 20점을 더 줬는데 이걸 다 까먹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은 요즘 사면초가 상태에서 싸우기도 전에 전의를 상실한 듯하다. 윤 후보는 당 내분을 수습할 만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선대위는 멍하니 오합지졸 수준이다. 대선 공약이나 정책 개발은 뒷전이고 당내 인사들끼리 서로 헐뜯고 손가락질하는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 윤 후보에 대한 이미지나 처가와 관련된 각종 리스크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제1 야당이 이러고도 정권교체 운운한다면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의힘은 국민들이 보낸 경고가 얼마나 무서운지 빨리 깨달아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안싸움만 하는 정당과 후보를 지지할 리 만무하다. 국민의힘과 윤 후보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한번 떠난 민심을 되돌리기 힘들다. 늦은 감이 있지만 선대위 개편과 인적 쇄신으로 반전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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