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유정 대성여중 특수교사, 체육활동 통해 취업 연결
체육회수상, 교육부장관상 등 각종 성과…경제적 자립 도움

엄유정 대성여중 교사(왼쪽 두번째)가 학생 선수들과 수영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성여중 제공
엄유정 대성여중 교사(왼쪽 두번째)가 학생 선수들과 수영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성여중 제공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받아서는 안 되며, 세상에서 자리와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

세계적인 인권 운동가 펄 벅(Pearl Buck)의 저서 `자라지 않는 아이`의 한 구절이다. 정신지체아 딸을 둔 펄 벅은 자녀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펴냈다.

엄유정 대성여중 교사가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이와 같다. 2012년 국어교사에서 특수교사로 전과한 엄 교사는 학교 내에 특수반 학생을 알리기 위해 자전거 타기, 투포환, 육상 등 다양한 체육 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학생들의 장기적인 취미를 고안하던 중 `수영` 종목을 떠올렸다. 장애인체육회와 동구체육회 수영강사를 활용해 레슨비 없이 무료로 수업을 진행하고, 학부모들의 짐을 덜기 위해 방과후가 아닌 정규 수업과정에 수영을 도입했다. 엄 교사는 "부모님이 시키면 숙제가 되지만 교사와 교과시간에 하는 모든 과정은 아이들에게 어려운 숙제대신 즐거운 놀잇거리가 된다"며 "두려워하던 물속에서 호흡이 자유로워지고 자유형·배영·평영·접영까지 마스터하게 되면 작은 성취감이 모여 도전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고3이 되기까지 지도한 엄 교사는 학교의 지원과 학부모의 신뢰로 인내의 시간을 견뎌냈다. 그 결과 육상 단거리 한국신기록 갱신, 전국체전 출전, 교육부장관상,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다관상 등 눈부신 성과를 얻었다. 엄 교사는 이런 실적을 실업팀·기업 선수 진출 등 취업까지 연결하며 장애 학생들이 미래 유망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엄유정 교사는 "6년 동안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진행했던 체육활동이 즐거운 취미이자 재능으로 이어졌다"며 "체육수업에서 출발해 학생의 미래가 보장되고 그의 부모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학생들도 체계적인 관리가 있어야 영속성 있게 선수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다"며 "퇴직 후에는 장애를 가진 사람 누구나 와서 안전하게 운동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작은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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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유정 대성여중 교사(왼쪽 세번째)가 특수반 학생들과 야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성여중 제공
엄유정 대성여중 교사(왼쪽 세번째)가 특수반 학생들과 야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성여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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