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당 올해 가동률 95%… 타 지자체 공연장보다 높아 '기능 포화 상태'
장르 다양화·대관일수 확장도 숙제… 수 년 째 답보 중인 '콘서트 전용 홀'은 또 해 넘어갈 듯

대전예술의전당의 올해 공연장 가동률이 95%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수 년 째 답보 상태를 거듭하고 있는 콘서트 전용 홀의 필요성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기능 과포화 상태에 지역에 공연장이 부족해 둔산예술단지로 대관 수요가 몰리며 `클래식 편중 현상`과 대관 경쟁이 만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대전예당에 따르면 올해 총 86건 114회의 기획공연과 130건 144회의 대관공연을 진행한 가운데 공연장 가동률은 94.2%로 집계됐다. 이는 타 지자체 공연장보다 높은 수치로,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공연장 가동률은 수도권 66.5%, 비수도권 52.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역 예술계와 상생하며 대표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지만, 장르 다양화와 대관일수 확대는 숙제다. 이전부터 `기능 과포화 상태`라는 지적을 받아왔을 뿐 아니라 공연 장르가 특정 분야로 편중돼 지역민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다.

30일 대전예당의 올해 공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음악회 편중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258회의 상연횟수 중 약 203회(78.68%)가 음악회 공연이었으며 연극은 10회, 뮤지컬 7회, 발레·무용·오페라·콘서트 등은 19회였다. 이는 연극·오페라·뮤지컬 등 대규모 공연 일정이 잡힐 경우 타 장르의 대관일수가 최소 10일 정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탓으로 분석된다. 무대 설치 등 1-3일의 준비 기간이 필요한데, 준비 기간 사이에 음악 공연 일정이 겹칠 경우 일정 잡기가 쉽지 않고, 효율성도 떨어지기 때문.

대관 경쟁률 또한 요일별로 적게는 3대 1부터 많게는 10대 1까지 치솟아 민간예술단체들이 공연 장소를 찾는 과정에서 겪는 고충도 여전하다.

때문에 지역 공연계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창작·향유 비중이 큰 음악 분야를 위한 `콘서트 전용 홀` 건립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며 또 다시 해를 넘길 전망이다. 지난 4월 제2예술의전당 건립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기대를 모았지만, 2000억 원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건립비와 원도심 소외론 등의 이유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역 민간예술단체 한 관계자는 "예당 기획공연이나 대규모 공연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민간단체의 대관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2010년대 중반부터 대관 경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나아지기는커녕 더 심화되는 것 같다. 발전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이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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