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고용시장
충청권 고용시장, 전체 고용률 증가에도 고용의 질 악화 여전
위드 코로나 시행에 숙박·음식업 등 대면서비스 업종 타격 심화
전문가 "숙박·음식업과 행정 서비스업 고도화 작업 필요"

대전 서구에 위치한 대전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실업급여 신청과 구인 구직을 위해 모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대전일보DB.
대전 서구에 위치한 대전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실업급여 신청과 구인 구직을 위해 모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대전일보DB.
충청권 고용시장이 침체기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고용의 질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취업자 수 증가의 이면에는 비정규직, 공공 근로 일자리 등으로 채워진 고용의 질에 대한 우려가 뒤따른다. 단기적인 고용이 아닌,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며 거리두기 강화 등의 영향에 따라 숙박·음식업 등 대면서비스 업종의 타격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고용 회복의 불확실성 또한 더욱 커진 상태다.

◇충청권 고용률 상승…고용시장 회복세?=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7일 확대 정책점검회의에서 "취업자 수가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50만 명 이상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며 "지난달엔 67.6%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고용률을 달성했고, 올해 취업자는 전년 대비 35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 취업자 수가 50만 명 넘게 늘며 전체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위기 직전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고용률(15-64세)이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취업자 수는 2779만 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만 3000명 증가했다. 계절 조정 취업자 수로 환산해보면 코로나19 위기 직전인 지난해 2월(2750만 8000명)과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늘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충청권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충청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대전 80만 3000명(0.9%↑), 세종 18만 5000명(1.0%↑), 충남 121만 9000명(2.3%↑), 충북 91만 7000명(1.8%↑) 등 총 312만 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307만 1000명)보다 5만 3000명(1.7%) 늘었다. 대전 취업자 수는 지난 4월부터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충남은 지난 3월부터 9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1년 전 대비 늘었고, 세종은 올해 모두 전년 동월보다 증가했다.

◇고용의 질 악화…해결책 모색 `필요`=고용부문이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회복하기 위해선 오미크론과 같은 변수 속에서도 숙박·음식업 등의 회복세가 견고해야 한다. 또 정부가 재정을 쏟아 부어 만든 세금 일자리가 고용증가를 주도하는 상황을 탈피해야 한다. 이는 늘어난 취업자의 54%가 60세 이상이 차지했던 지난달 고용통계를 뒷받침한다. 공공 일자리, 단기 알바성 일자리로 만들어진 고용의 질적 수준 악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기획재정부의 재정동향 12월호 기고문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재정정책은 대면서비스업 중심 피해 계층에 대한 우선 지원이 추가로 요구된다"며 "한국의 고용 충격이 덜하고 회복이 빠를 수 있었던 것은 재정지원 일자리 정책 성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는 대면서비스업에 큰 영향을 줘 이들 산업에 집중 종사하던 청년·여성 등 고용취약계층의 여건이 크게 악화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여성·청년들을 위한 보다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숙박·음식업 등 한파 여전…코로나 타격 불확실성 산재=위드 코로나 이후 대면 업종의 타격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거리두기가 완화하며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방역 상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취업자수가 감소했다.

도소매·숙박음식업 취업자는 대전(15만 명)이 1년 전보다 6.4%, 세종(2만 2000명) 5.5%, 충북(13만 7000명) 5.4%, 충남(18만 명) 8.7%씩 각각 감소했다.

전국을 기준으로 놓고 봐도 지난달 도·소매업 취업자수는 334만 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2만 3000명 줄었다. 전월(11만 3000명↓)에 비해 감소폭도 확대됐다. 음식·숙박업의 경우 1년 전보다 8만 6000명 감소하며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이와 관련해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과 방역수칙 완화로 일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음식점과 주점업 등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정부는 분석했다. 더구나 최근 정부가 방역 강화조치를 시행하며 이들 업종의 고용 한파는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요 고용지표만 놓고 보면 고용시장 전반은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언제 다시 들이닥칠지 모르는 불안정한 코로나 상황에 32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는 고용 통계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울러 충청권 고용시장의 양적 수준을 늘리면서 질적 수준은 회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대전은 숙박·음식업이 발달한 탓에 코로나 상황에 취약한 특성을 지녔는데, 더 이상 고용시장의 불확실성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선 이들 서비스업을 고도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복현 경제학과 교수는 "대전지역은 저부가가치 서비스업이 대부분이다. 서구와 유성구는 서비스업이라고 하더라도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반면, 동구, 중구, 대덕구는 음식숙박업이 많다.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 더 취약한 셈"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전시 안에서도 서비스업 구조 차이가 있는 것처럼 대전시 차원에서 서비스업을 고도화시키는 것이 고용시장 개선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며 "혁신도시 시즌2를 통한 기관 이전, 도심 재생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기존 공기업의 지역할당제 강화를 통해 지역 언재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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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에 위치한 대전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실업급여 신청과 구인 구직을 위해 모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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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에 위치한 대전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실업급여 신청과 구인 구직을 위해 모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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