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대 김종인 명예교수
국내 최초의 지적장애인 학사과정 개설
자랑스러운 한국장애인상 교육발전부문 수상

나사렛대 김종인 명예교수. 사진=박하늘 기자
나사렛대 김종인 명예교수. 사진=박하늘 기자
장애인 복지분야에서 나사렛대학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발달장애인(지적·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학사학위 과정(옛 재활자립학과, 현 브리지학부)도 나사렛대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휴먼재활학부 김종인 명예교수는 재활자립학과의 `산파`였다. 그 계기는 제자였던 배우 강민휘 씨 였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강민휘 씨는 2000년 당시 미달이었던 나사렛대 야간대학에 입학했다. 지체장애인은 특례입학이 가능했지만 지적장애인은 입학이 불가능했다. 강 씨의 입학은 미달로 인해 생긴 사각지대로 가능했다. 학교는 지적장애인에게 학위를 줄 수 없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강 씨의 지도교수로 4년 내내 돌보았다. 강 씨는 2005년 영화 `사랑해, 말순씨`에 출연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때 김 교수는 지적장애인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김 교수는 "장애를 영어로 부정형 접두사인 `디스(Dis)`와 능력 `어빌리티(Ability)`가 합쳐진 `디서빌리티(Disability)`라고 한다. 하지만 장애는 `디퍼런트(Different : 다른) 어빌리티`"라며 "발달장애인의 존엄은 비장애인과 같다. 정신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전인적 관점에서 교육권, 생명권, 노동권이 있다. 장애가 있든 없든 교육 받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2007년부터 국회의원을 찾아 다니며 지적장애인을 위한 학과 설립에 공을 들였다. 결국 2009년 교육부로부터 재활자립학과 개설인가를 받았다. 이 학과는 장애인들의 의사소통 능력발달에 초점을 맞춰 교육하고 있다. 도서관 보조, 법률회사 보조 등 졸업생들의 취업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김 교수는 나사렛대에서 재활자립학과를 비롯해 장애인 관련학과 8개, 국내 첫 재활학 석·박사과정, 재활복지대학원 등을 개설했다.

이러한 공로로 김 교수는 이달 7일 열린 `제15회 자랑스러운 한국장애인상` 시상식에서 교육발전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장애인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비 장애인이 수상자로 선정된 경우는 드물다. 교육발전 부문 수상자도 15년 역사 중 이번이 2번째다.

김종인 교수는 올해 8월 정년퇴임 했지만 여전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김 교수는 " 우리 사회는 아직 재활을 통해서 복지를 구가하지 못하고 있다"며 "복지는 무료로 주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한 재활을 통해서 복지라는 열매를 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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