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국민의힘 선대위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는 27일 서로 경고성 메시지를 날리며 제갈 길을 갔다. 윤 후보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비상 상황이고 중요한 시기이다.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에 뒤질세라 선대위 상임위원장을 내려놓은 이 대표는 "누구나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제언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설전은 국민의힘 대선 조직이 어떤 상태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대선 후보가 당 대표의 제언을 하찮은 평론으로 치부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당 대표가 민주주의를 언급하며 대선 후보와 맞서는 것도 좋은 모습은 아니다. 국민의힘 내부 파열음은 선대위 출범 전부터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봉합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난 6일 매머드급 선대위를 출범시켰지만 오합지졸이 따로 없다. 선대위 자리싸움에서부터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 논란까지 볼썽사나운 모습만 연출하고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아래 8개 본부와 20여 개 위원회가 있지만 여태 뭘 하고 있는지도 의아하다. 선대위가 전담해야 할 정책 개발에서부터 후보 메시지 관리, 후보 부인에 대한 사과까지 뭐 하나 되는 게 없다. 요즘 국민의힘 선대위가 하는 걸 보면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말이 딱 맞다. 아니나 다를까 앞서가던 윤 후보의 지지율이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선을 완전히 망칠 수 있는 다급한 상황까지 오고 말았다. 국민의힘이 이러고도 정권 창출 운운하는 것은 얼토당토않다.

이번 대선은 여론조사에서 보듯 유례없는 비호감 대결이 되고 있다. 윤 후보나 국민의힘이 좋아서 지지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정권교체를 바라던 국민들 중 일부는 이미 등을 돌렸다. 정책 개발은 뒷전이고 집안싸움만 일삼는 선대위에 미래가 있을 리 만무하다. 윤석열 선대위가 해체 수준에 가까운 인적 쇄신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한번 돌아간 민심을 되돌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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