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치사에 절대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비례위성정당이 곧 종언을 고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26일 통합 정당의 명칭을 더불어민주당으로 하는 통합 합의문을 발표했다. 말이 당 대 당 통합이지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흡수통합으로 보면 된다. 양당의 합당이 내년 1월 중순쯤 공식적으로 마무리되면 열린민주당은 창당 1년 10개월 만에 간판을 내리게 된다.

두 당의 통합은 21대 국회에서 탄생한 비례위성정당의 소멸을 의미한다. 위성정당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군소 정당들과 의기투합해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서 탄생했다. 이 제도는 겉으로는 다당제의 장점을 살리려는 취지였지만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제1 야당을 고립시키기 위한 카드로 받아들여졌다. 급기야 미래통합당은 비례의석 확보를 위한 위성정당 창당을 선언했고, 민주당도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을 만들었다. 비례의석을 더 차지하기 위해 꼼수에 꼼수로 맞서다 보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위성정당의 출현은 총선에서 비례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대국민 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결국 총선에서 표심을 왜곡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과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를 한 석도 얻지 못했지만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각각 17석과 19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친문 세력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은 3석을 확보했다. 열린민주당은 다른 위성정당과 달리 총선 직후 양당으로 흡수되지 않았지만 민주당의 2중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문패만 달랐을 뿐이지 민주당과 한 식구나 다름없었던 시간을 보냈다.

위성정당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정치를 3류 정치로 전락시켰던 가짜 정당, 기생 정당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국민들을 무려 2년 가까이 우롱했던 위성정당이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선용 이벤트`를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열린민주당이 문을 닫는 순간까지 민주당의 2중대 역할을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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