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한민국은 위기 앞에 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과 4차산업혁명이 가속화 하는 글로벌 질서 재편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모두를 끌고 들어가는 중이다. 한국은 최근 명실상부 선진국으로 진입했으며, K-문화 등으로 전지구적인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축배를 충분히 들 시간은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전의 다른 전염병들처럼 잠시 불편을 초래하다 말 줄 알았던 코로나19는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다시 4인 이하로만 모일 수 있고, 9시 이내에 영업을 마쳐야 한다. 전국에 있는 자영업자들이 지르는 고통 속의 비명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신규 확진자 수는 26일 기준 이틀째 5000명대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엿새 연속 1000명 이상이다.

위중증 환자가 1000명대를 유지하면서 전국 코로나19 중증 병상엔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물론 지난 2년간 대한민국의 방역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K-방역은 어디에서나 모범 사례로 소개되었다. 국민들의 압도적인 희생 덕분이었다. 그러나 아직 코로나19는 종식되지 않았고, 주기적인 글로벌 팬데믹의 반복이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예견되고 있다.

4차산업혁명으로 진입하는 지금, 모든 산업의 질서는 재편이 예고돼 있다. 어떤 나라는 현재 산업 선진국일지라도 순식간에 뒤처질 수도, 또 갑작스레 산업 선진국의 반열로 성큼 다가갈 수도 있다. 바이오 산업은 인간의 기대수명 연장과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그리고 최근의 팬데믹 상황 등에 따라 미래전략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로봇산업은 앞으로 산업과 생활 등 모든 부문에서의 광범위한 수요를 바탕으로 기술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항공우주 등 다른 신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기술발전과 수요증가가 공존하면서 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생각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등 3차산업혁명 시기에 한국은 훌륭하게 선진국 대열로 진입해냈으나, AI와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 시기의 산업들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다. 빠르게 앞서가지 못한다면 기술의 특성상 3차산업혁명 시기보다도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격차는 벌어질 것이다.

기후 위기는 또 어떠한가. 기후변화에 대한 절박한 위기의식은 유럽에서 탄소국경세 관련 법안 도입으로 이어졌다. 탄소국경세는 수입품의 생산과정에서 배출된 직접 배출량과 간접 배출량을 포함하는 탄소배출량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이 강세인 철강 산업 역시 주요 탄소국경세 부과 대상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온 선진국의 기업들이 유리해진다. 기업 스스로는 어쩌면 위기 극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당장 세계무역질서가 변화하고 있다.

짧게만 정리해보아도 다음 5년 동안 대통령은 여전한 코로나19와 주기적인 팬데믹 반복의 위기에 대응하면서도 어려워진 민생을 살려야 하고, 4차산업혁명을 국내 기업들이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도 기후변화를 늦춰야 할 책무를 안게 된 것이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양극화와 빈부격차는 심해질 것인데, 약자들을 보호할 대책 역시 수립해야 함은 당연하다.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려운 시기, 기민하게 움직여야 하면서도 신중해야 한다. 어디가 길이고 진창인지 아무도 알지 못하니 말이다. 그야말로 위기 극복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기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간사로서, 이런 시기에 대통령선거를 치르게 되니 다음에 대통령이 될 이의 중요성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5년 임기를 맡게 될 대통령이지만, 그보다 더 큰 미래를 결정지을 대통령이기도 할 것이다. 나라의 명운이 달린 선거다. 누가 이 위기를 기회로 여기며 책임지고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인가.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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